롯데 자이언츠 4번 이대호가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뿜어냈다. 전날까지 3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쳤던 주장 이대호. 롯데 벤치의 시름도 깊어졌다. 가을야구를 확정지은 마당에 더 큰 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자칫 슬럼프가 길어질까 노심초사했다. 기우였다.
26일 부산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게임에서 이대호는 5-7로 뒤진 6회말 2사 2,3루에서 좌월 3점홈런(34호)을 터뜨렸다. 롯데는 단숨에 8-7로 경기를 뒤집었고, 이후 앤디 번즈의 쐐기 3점포(15호)까지 나오며 11대8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경기후 이대호는 "평소 노려치는 편은 아니지만 오늘은 앞타석에 최준석을 상대하는 모습을 보고 직구만 보고 들어갔다. 찬스만 이으려 했는데 홈런이됐다. 최근 타격감도 좋지 않고 지쳤던 것이 사실이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오늘을 계기로 더 잘하겠다. 우리 선수들 모두 3위를 한번 해보자라며 똘뚤 뭉치고 있다. 동료들과 남은 경기 한경기 한경기 집중하겠다. 나혼자 처져 있을수 없다."
이날 경기는 롯데로선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었다. 전날까지 4위 NC 다이노스에 반 게임차 앞선 3위였다. 이날 패한다면 NC와 승차는 없지만 승률에서 7모가 뒤져 3위를 내줄 판이었다.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거둔다고 해도 절대적으로 불리한 국면에 놓일 판이었다. 특히 선발 박세웅이 부진하고, 1+1 패키지로 투입됐던 4선발 송승준마저 부진했다. 이대호는 답답했던 흐름을 한순간에 바꿔 놓았다. 타선도 살리고, 마운드도 살렸다.
이대호는 이날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으로 리그 최고액 타자(4년간 150억원)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경기전 조원우 롯데 감독은 "남은 3경기에서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휴식일이 길어 자칫 경기감각이 떨어질 수 있음을 걱정했다. 특히 투수들보다 야수들을 걱정했다. 이대호가 최근 주춤하는 사이 롯데는 마운드의 힘으로 3위를 쟁취하고 지켰다. 이날은 이대호가 투수들을 지켜줬다.
롯데는 오는 29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 에이스인 조쉬 린드블럼을 선발로 내세운다. 이른바 총력전이다. 그 선봉을 이대호가 지키고 있다. 이대호는 올시즌 111타점을 채웠다. 실질적인 팀의 중심타자가 해야할 몫을 다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경기, 중요한 순간에 더욱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대호의 홈런을 터져나오자 사직구장은 다시한번 뜨거운 용광로가 됐다. 부산=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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