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으로 피해를 본 국내 소비자들이 해당 브랜드에 이어 환경부에도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국내 소비자 5000여명은 아우디·폭스바겐 '디젤게이트' 관련 집단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문제가 된 차량들에 대해 지난 8월 환경부가 '소프트웨어 교체' 방식의 리콜을 승인했지만, 해당 리콜로 배기가스 저감 효과가 충분하지 않고 소비자 피해도 제대로 보상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 차량 소유주 27명은 이날 법원에 환경부 장관을 피고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리콜 계획 승인을 취소해달라'는 취지의 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8월 30일 환경부는 파사트·골프·제타·A4 등 9개 차종 8만2290대에 대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제출한 리콜 계획을 승인했다.
리콜을 허용하면서 환경부는 배출가스 조작을 위한 '불법 소프트웨어'를 제거하고 배출가스 재순환 장치(질소산화물 저감 장치) 가동률을 높여 리콜 대상 차량의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실내에서 최대 72% 감소했고, 도로주행에서 한국·유럽의 권고 기준을 만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소송에서 원고들은 "환경부가 허용한 전자제어장치(ECU) 프로그램 변경 방식의 리콜로는 실제 도로주행에서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20~33%밖에 줄이지 못한다"며 "그런데도 환경부가 질소산화물을 더 감축할 수 있는 SCR(선택적 촉매 환원장치) 등 하드웨어 장치 장착을 아우디폭스바겐측에 요구하지 않은 것은 리콜 관련 재량권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환경부가 제시한 시험 자료에서도 소프트웨어 교체한다 해도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기준치(유로5 기준·0.18g/㎞)를 웃도는 것으로 나온다"며 "더구나 에어컨을 켜고 도심을 주행하는 상황에서는 기준치보다 약 6~7배에 이르는 질소산화물을 배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연방환경청(EPA)·캘리포니아 환경청(CARB)이 리콜로 실제 도로 주행시 질소산화물 양을 80~90%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에야 폭스바겐 그룹의 리콜 방안을 조건부 승인한 것과 비교해 환경부의 리콜 승인이 너무 '관대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원고들은 환경부가 리콜 승인 기준으로 활용한 '실제 도로주행시 질소산화물 배출량 가이드라인'(실내인증 기준의 5배, 유로5의 경우 0.90g/㎞)도 실제로는 배출가스 허용 기준이라기보다 EU 집행위원회가 배기가스 조작 여부 판단에 활용하라고 제시한 '도움말' 정도의 성격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원고들은 환경부가 문제 엔진을 장착한 다양한 연식의 차량을 검증하지 않고,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제공한 2014년식 신차로만 배출가스, 연비 등을 시험했다는 점도 위법 사항으로 소장에 적시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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