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오재원의 진가가 중요한 경기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오재원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8번-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오재원은 타격에서는 5타수 1안타로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 않았지만 베테랑답게 수비 하나로 경기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능력, 그리고 팀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4-4로 맞선 4회초 2사 3루에서 NC 박민우의 2루 옆을 지나는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 정확히 송구하며 메이저리그급 수비를 선보였다. 6회도 1사 1루에서도 모창민의 땅볼 타구를 잡아 1루 주자 김태군을 직접 태그했고 1루로 송구해 병살타를 만들어내는 감각을 자랑했다. 이 두번의 수비는 두산이 경기의 분위기를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
주장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했다. 13-6으로 앞선 17회 1사 1,3루에서 NC 투수 최금강이 김재호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 부상부위인 어깨를 스치는 공에 김재호가 배트를 내던지며 발끈했다. 최금강이 사과의 제스쳐까지 하지 않으며 자칫 잘못하면 벤치클리어링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오재원은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선수들을 자제시켰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두산 선수단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주장을 김재환에서 오재원으로 바꿨다. 김재환이 부상을 당했던 김재호에게 주장을 넘겨받은지 한 달만의 일이다. 한 달만에 주장을 교체한 것은 그만큼 오재원의 캡틴으로서의 능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진가가 실전에서 발휘되고 있다.
사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오재원은 다혈질 선수로 유명했다. 하지만 이제 벤치클리어링을 방지하는 역할까지 할 정도로 리더십을 갖춘 노련한 선수로 성장했다. 한 야구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제일 먼저 뛰어나갔을 선수인데 저렇게 하는 걸보니 격세지감이 느껴진다"고 웃었다.
캡틴 오재원의 존재감, 굳이 타격이 아니라도 꽤 큰 편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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