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내 수입차 시장이 럭셔리카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신형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는 독일 본사 보다 한국에서 더많이 팔리고 있고, 페라리 등 '슈퍼카' 브랜드들도 한국에서 빠르게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2일 BMW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9월 한국 시장 5시리즈 판매량은 약 3200대로 미국(3600대)에 이어 세계 2위다.
이는 3위 영국(약 2500대), 4위인 BMW의 고향 독일(약 1500대)보다 월등히 많을 뿐 아니라, 5위 일본(약 800대)의 4배에 이르는 판매량이다.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우 특성상 '5시리즈 롱바디' 모델을 판매하기 때문에 직접 비교를 위한 순위에서 제외됐다.
올해 1~9월 누적 기준으로도 한국의 BMW 5시리즈 구매량은 세계에서 2위권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전체로도 지난 2015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한국이 미국과 함께 BMW 5시리즈의 양대 '빅마켓'이 될 전망이다.
메르세데스-벤츠도 한국 시장에서 질주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벤츠는 지난달 5606대를 팔아 4개월 연속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브랜드 순위 정상을 차지했다.
또한 올해 1~6월 벤츠의 한국 시장 판매량은 3만7723대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상반기보다 54%나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한국내 벤츠 판매량의 경우 중국, 미국, 독일, 영국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았다. 이로써 작년 한국보다 벤츠 구매량이 많았던 이탈리아(6위), 일본(7위), 프랑스(8위)를 모두 제쳤다.
특히 고가 모델인 E-클래스와 S-클래스의 한국 판매량은 '자국'인 독일을 앞지르기도 했다.
올 상반기 벤츠는 한국 시장에서 중국, 미국 다음 세 번째로 많은 1만8453대의 E클래스를 팔았다. 한 달에 평균 3076대꼴로 판매된 것이다.
이로써 지난해 상반기 순위(5위)보다 두 계단 높아졌고, 독일·영국·일본이 4~6위로 우리나라 뒤를 이었다.
모델별 최저 가격이 1억원대 중반인 대형 세단 벤츠 S-클래스도 같은 기간 한국에서 약 2500대나 팔려 중국, 미국 다음으로 많은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최고급 '슈퍼카' 브랜드들도 한국 고급차 시장에서 판매량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의 경우 불과 5년 전 약 50대에 불과했던 연간 한국 내 판매량이 지난해 두 배 이상인 120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페라리 모델의 국내 최저 판매가는 2억9000만원대(캘리포니아 T)에 달한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한국은 지난해 판매량 기준으로 일본, 호주,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세계 최고의 차'로 널리 알려진 롤스로이스도 한국 시장의 성장 속도에 놀라는 분위기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롤스로이스의 가격은 가장 싼 모델이 4억9000만원(컨버터블 '던') 수준이다.
롤스로이스는 지난 17일 세부모델별 최저 가격이 6억3000만원인 롤스로이스 '뉴 팬텀'을 한국에서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여전히 법인자동차로 고가의 수입차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고 개인들도 럭셔리한 삶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면서 고가 수입차의 판매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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