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야구의 진수를 볼 수 있을까.
두산 베어스 투수진이 심기일전을 다짐했다. 이에 맞서는 KIA 타이거즈 선발진도 만만치 않다. 먼저 1위 KIA는 정규 시즌에서 선발 평균자책점 4.31을 기록했다. LG 트윈스(4.11)에 이어 리그 2위의 기록이다. 공교롭게도 두산은 선발 평균자책점 4.43으로 3위에 올랐다. 선발이 강한 두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게 된 것이다. 상황은 조금 다르다. 두산이 플레이오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반면, KIA는 푹 쉬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팽팽한 투수전이 예상된다.
두산이 자랑하는 최고의 무기는 바로 '판타스틱4'라 불리는 선발진이다. 지난 시즌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에서 그 위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1차전부터 더스틴 니퍼트(8이닝 무실점)-장원준(8⅔이닝 1실점)-마이클 보우덴(7⅔이닝 무실점)-유희관(5이닝 무실점)이 차례로 등판해 4연승을 거뒀다. 싱거운 승부였다. 두산은 정규 시즌에서도 압도적인 1위에 올랐고, 푹 쉰 상태에서 NC를 완벽히 제압했다. '선발 야구'로 지난해 한국시리즈는 끝이 났다.
그러나 올해 플레이오프는 달랐다. 1차전 선발 투수 니퍼트가 5⅓이닝 6실점(5자책점)으로 크게 무너졌다. 난타전 끝에 첫 경기를 5대13으로 내줬다. 이후 두산은 막강한 공격력을 앞세워 3연승으로 시리즈를 끝냈다. 하지만, 2차전 선발 장원준이 5⅓이닝 6실점(5자책점), 3차전 선발 보우덴이 3이닝 3실점으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4차전 선발 투수 유희관도 4⅔이닝 4실점했다. 선발 야구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유희관은 24일 미디어데이에서 영화에 비유하며 "첫 시즌이 대박이 났고, 두 번째 시즌은 흥행이 안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세 번째 시즌이니 다를 것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두산이 선발에서 계산이 어긋나면 안 되는 이유가 있다. 바로 막강한 KIA 선발진 때문. KIA는 헥터 노에시, 양현종의 '20승 듀오'가 버티고 있다. 두 투수 모두 전반기에 비하면, 후반기에 다소 부진했다. 피로가 쌓이면서 생긴 일이. 하지만 KIA는 지난 3일 공식 경기를 치른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구위가 살아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구위나 경기 운영 능력에 있어서 모두 리그 정상급이다. 3선발 팻 딘은 전반기(평균자책점 4.88)에 비해 오히려 후반기 평균자책점 3.18로 살아나는 모습. 시즌 그대로 모습이 나오면, 두산이 고전할 수 있다.
두산에 유리한 점도 있다. 두산 선발 투수들은 정규 시즌에서 KIA 타자들을 상대로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했다. 이는 9개 구단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반면, KIA 선발 투수들은 두산을 상대로 평균자책점 5.47(7위)로 주춤했다. 단기전에서 이 지표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흥미롭다. 과연 선발 싸움에서 누가 앞설까. 이제 그 결말이 공개된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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