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현재였다.
세계랭킹 1위 가능성이 커진 박성현(24)의 표정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LPGA을 미뤄가며 출전한 KLPGA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4라운드 각각 이븐파를 기록, 합계 288타로 대회를 마친 박성현에게 쏟아진 미디어의 질문 세례는 대부분 '세계랭킹 1위'에 대한 내용이었다.
5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에서 막 최종라운드를 마치고 들어선 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확정'이 아닌데다 LPGA 결과를 모르는 박성현으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1위가 빨리 다가올 수도 있다는 말에 그는 베시시 웃으며 조심스러워 했다. "눈으로 확인을 안 해봐서 아무 감이 없구요. 저도 갑작스럽게 질문을 받은거라…. 내일이 돼봐야 알겠지만 좋겠죠, 만약에 된다면요."
듣기만 해도 가슴이 벅찬 '세계 랭킹 1위'. 목표는 분명하지만 중요한 것은 과정이다. 박성현에게 올시즌은 양면적이다. 스스로 대견한 시즌이지만 한편으로는 끊임 없이 보완할 점을 찾아간 시즌이기도 하다. "되돌아보면 잘했다는 말이 먼저 나오죠. 목표를 하나하나 이뤘고, 목표를 넘어 승수도 추가했고요. 세계랭킹 1위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다고 말씀 드렸는데 아직은 제가 부족한거 같아요.생각보다 잘했다고 저도 생각하지만 거꾸로 생각보다 못한 점도 많다고 생각해요. 쉽다기보단 어려웠단 표현이 더 많을거 같아요. 배워야 할 것도 많고, 벅차다 느낄 때도 많지만 거기까지 올라왔다는 자신감을 가지면서 치는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결국 박성현에게 골프는 완성이 없는 완성을 향한 끊임 없는 도전이다. 끝없이 밀어 올려야 하는 시지프스의 바위 처럼…. 세계 랭킹 1위는 그 과정 속에 있을 뿐이다. 오늘의 과정이 쌓여 내일의 결과가 만들어진다. 그 역시 박성현에게는 지나쳐야 할 골프 인생의 정류장일 뿐이다. 박성현이 추구하는 '현재에의 집중'은 그의 말 속에 잘 묻어나 있다.
"매 대회 마다 한홀 한홀에 집중하려 노력하는 편이에요. 전체적인 결과를 따지면서 치는게 더 어렵더라구요. 결과는 제쳐두고 매 홀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최근 몇 대회를 치렀고, 앞으로도 그러려고 해요."
세계랭킹 1위를 눈 앞에 둔 그에게 LPGA는 영원한 도전의 무대다. 그래서 그는 오늘도 뛴다. 멈추는 순간 영원히 다시 달릴 수 없는 기관차 처럼….
"더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겠죠. 골프의 끝은 절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떻게 하면 선수로서 조금 더 발전된 나날을 보낼 것인가 조금 더 고민하고 조금 더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아요."
쉼 없는 질주를 위해 그는 8일부터 열리는 LPGA투어 블루베이 LPGA에 대비한 현지 적응을 위해 이날 밤 중국 하이난다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여주=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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