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주최한 2015년 프리미어12 당시 야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투수가 있었다. 팬들은 '어떻게 저런 투수가 아시아에 존재할 수 있을까'라며 부러운 시선을 보냈다.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의 '괴물' 오타니 쇼헤이다. 고교 시절부터 투타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던 오타니는 프로 입단 후 160㎞를 웃도는 강속구와 강력한 타격 솜씨로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한국 팬들은 그런 오타니의 투구 모습을 2015년 열린 프리미어12에서 직접 목격한 것이다. 오타니는 조별 예선과 준결승에서 한국과 두 번 만나 합계 13이닝 동안 3안타만 내주고 삼진 21개를 잡아내는 압도적인 피칭을 했다. 한국 타자들은 2경기서 오타니를 상대로 단 한 점도 올리지 못했다.
오는 16일 개막하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2017은 프리미어12보다는 기간(4일)이 짧고 참가 팀 규모(3개팀)도 작은 대회지만 에이스가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다. 역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주최국 일본이다. 와일드카드 없이 24세 이하 선수로만 대표팀을 꾸린 한국은 아무래도 도전하는 입장이라고 봐야 한다. 대만을 포함해 3개팀 가운데 1,2위가 결승에서 맞붙는 방식이라 한국은 결승에 오른다면 일본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특히 마운드가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 선동열 감독은 "일본에는 150㎞ 이상 던지는 투수가 9명이나 된다"고 했다. 지난달 13일 발표된 일본 대표팀 가운데 에이스 후보 중 한 명인 주니치 드래곤즈의 좌완 마타요시 가쓰키는 올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8승3패21홀드,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했다. 150㎞를 웃도는 강속구와 강력한 슬라이더가 주무기다.
이에 대항할 수 있는 한국 투수 가운데 에이스 후보는 누구일까. 선 감독은 구체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대표팀 선발 후보는 4명이라고 했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 NC 다이노스 장현식, KIA 타이거즈 임기영, LG 트윈스 김대현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정규시즌서 12승6패, 평균자책점 3.68을 올린 박세웅이 대표팀 에이스로 각광받고 있다. 장현식은 9승9패 평균자책점 5.29, 임기영은 8승6패 평균자책점 3.65, 김대현은 5승7패 평균자책점 5.36을 각각 기록했다.
장현식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7이닝 3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고, 장현식은 사이드암스로 임기영은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5⅔이닝 6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다만 박세웅은 NC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서 4이닝 6안타 3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선 감독은 포스트시즌서 이들의 투구 내용을 모두 지켜봤다고 했다. 일단 평가가 좋다. 선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봤을 때 좋은 공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좋은 피처들이라도 긴장하면 자기 볼을 못던지는 경우가 많은데 긴장하지 않고 던져 칭찬해주고 싶다"고 했다.
한국은 16일 일본전, 17일 대만전, 19일 결승전을 치른다. 선 감독은 3명의 선발투수와 그 순서는 연습경기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박세웅 장현식 임기영이 선발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첫 경기인 일본전 선발 후보인 박세웅은 "욕심은 있지만 연습경기에서 잘해야 한다. 후보라고 해서 다 되는 건 아니지만, 일본전에 등판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컨디션 조절을 잘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한 두명의 뚜렷한 에이스급 투수를 앞세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이번 대회 에이스는 누가 맡을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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