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조덕제 사건'의 메이킹 영상을 제작한 촬영기사가 입을 열었다.
조덕제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영화 메이킹 촬영 기사 이지락씨가 참석해 증언에 나섰다. 이지락 씨는 "메이킹 영상을 1심 재판부에 제출했으나 2심부터는 이 영상이 여배우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자,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며 "또한 장훈 감독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악마의 편집'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제가 악의적으로 해당 영상을 편집, 짜깁기하여 이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처럼 말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며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지락 씨는 이어 "조덕제 배우와 나는 통성명을 해본 기억도 없다. 사실 상 해당 영화, 해당 장면 촬영을 위해 만난 것"이라며 "당시 해당 메이킹 영상을 찍은 후, 조덕제가 영화에서 하차했다. 즉 조덕제가 등장하는 메이킹 영상은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그래서 감독에게 (조덕제가 등장하는 메이킹 영상을)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었다가, 핀잔만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여배우가 조덕제를 고소했다는 소식을 접했고, '감독은 왜 뒤로 빠져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난 이 메이킹 영상을 두 배우에게 보여주면 두 사람의 오해를 풀어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배우에게 메이킹 영상에 대해 언급했더니 관심을 두지 않았고, 조덕제는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며 관심을 보였다"며 "이후 검찰의 영상 제출 요청이 와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락씨는 또한 "의아한 것은 여배우가 이후 ''메이킹 영상'의 존재를 몰랐다고 했다'는 점이다. 나는 분명히 그 여배우에게 메이킹 영상이 있음을 알렸으며 당시 문자 내용까지 보관하고 있다"며 "메이킹 영상은 촬영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 지를 기록한 것이다. 이 영상으로 인해 누군가의 주장에 힘을 줄 수 있다면 그 사람의 말이 진실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5년 4월, 여배우 B는 영화 촬영 중 조덕제가 상호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속옷을 찢고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하고 이로인해 전치 2주의 찰과상을 입었다며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조덕제를 기소했고, 지난해 12월 열린 성추행 사건 1심 재판에서 검찰은 조덕제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피의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이어진 항소심(13일)에서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는 조덕제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여배우 측은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변호사회관에서 '배우 조덕제의 성폭력 사건 항소심 유죄 판결 환영'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배우가 펼치는 주장의 요지는 이렇다. 조덕제의 연기가 '사전협의' 없는 성추행·폭행이었으며 법원이 이를 '유죄'로 인정했다는 것.
이날 여배우 B는 참석하지 않았고, 대신 사회자가 여배우의 편지를 낭독했다. 여배우는 편지를 통해 "피해자인 나를 둘러싼 자극적인 의혹들은 모두 허위사실에 기반을 둔 것"이라며 "나는 경력 15년의 연기자이다. 연기와 현실을 혼동할 만큼 미숙하지 않으며, 촬영현장에 대한 파악이나 돌발사항에 대한 유연한 대처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전문가"라고 말했다.
이어 여배우는 "그럼에도 막상 당시 성추행을 당하게 되자 패닉이 빠지게 되어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 그제서야 성추행 피해자들이 왜 침묵하고 싸움을 포기하며 앞으로 나서지 못하는 지 알게되었다"며 "나는 영화 촬영 현장에서 피고인으로부터 폭행과 추행을 당했다. 그는 동의나 합의없이 폭력을 휘두르고, 속옷을 찢었으며 상·하체에 추행을 가했다. 이것이 영화계의 관행이라는 이유로 묵인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사고가 일어날 무렵 나는 유명하진 않았지만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었으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인과의 삶에서도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며 "그랬던 내가 연기자로서의 경력과 여성으로서의 사생활 등을 포기하고 매장당할 위험을 무릅쓰며 이 사실을 왜 알리고자 했겠나. 경찰에 신고하며 30개월의 긴 법정공방을 펼치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용기를 내었다"고 전했다.
조덕제는 항소심 결과에 불복, 상고장을 제출했으며 대법원 판결은 해를 넘겨 2018년 이뤄질 전망이다.
ssale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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