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아이스하키 남자대표팀이 12일(이하 한국시각)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열린 노르웨이와의 2017년 유로아이스하키챌린지 오스트리아컵 최종 3차전에서 1대5로 완패했다. 백지선호는 덴마크전(4대7 패), 오스트리아전(3대8 패) 패배에 이어 노르웨이에도 고배를 마시며 대회를 3전 전패로 마감했다. 출전국 4개국 중 최하위.
내용을 보면 더 압도적인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한국은 26개의 슈팅에 그친 반면, 노르웨이는 무려 41개의 슈팅을 때렸다. 주전 골리 맷 달튼(안양 한라)의 공백 탓이라고 하기엔 그 격차가 너무 컸다. 촘촘한 일정에 체력이 떨어져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고전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국은 세계 랭킹 21위다. 유로챌린지 상대는 덴마크(14위), 오스트리아(16위), 노르웨이(9위). 한국보다 기본 전력에서 앞서는 팀들임엔 분명하나, 백지선호의 최근 분위기로 비춰볼 때 못 이길 상대도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백지선호를 바라보는 주변의 기대치도 높았다. 성과가 있었다. 한국은 지난 2월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당시 대회 2차전에서 개최국이자 숙적 일본을 4대1로 완파했다. 백 감독 부임 후 일본에 3전 전승했다. 이어 2개월 뒤인 4월엔 우크라이나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A(2부 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월드챔피언십(1부 리그)에 진출했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다. 이대로라면 유로챌린지 선전은 물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메달도 꿈은 아니라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그러나 한국의 현주소는 3전 전패였다. 물론 백 감독 부임 후 3년 동안 한국은 많은 발전을 이뤘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자신감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보다 더 필요한 건 냉정한 현실 인식과 초심이다. 세계 무대는 그리 호락호락한 전장이 아니다.
백지선호는 13일 귀국 후 해산한다. 다음달 1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017년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을 대비해 재소집된다. 이번에 치른 유로챌린지 보다 더 험난한 여정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세계 최강 캐나다(1위), 스웨덴(3위) 핀란드(4위)와 격돌한다. 이들은 덴마크, 오스트리아, 노르웨이와는 차원이 다른 전력을 갖춘 팀이다. 훨씬 강하다.
그렇다고 주눅들 필요는 없다. 매 경기 자신감을 갖고 부딪쳐야 한다. 다만 과도한 '이상론'은 경계해야 한다. 한국이 단기간 내에 괄목할 성장을 이룬 원동력은 '도전자 정신'이었다. 월드챔피언십 진출의 단꿈은 이제 접어둘 때다. 세계 무대에서 한국은 여전히 낮은 위치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시점이다.
한편, 새라 머레이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12일 헝가리 미슈콜츠 4개국 친선대회 일정을 마치고 14일 귀국할 예정이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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