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을 떨쳐라."
선동열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강조하는 말이다.
국제 대회에서 일본전은 꼭 이겨야 할 경기로 꼽힌다. 야구나, 축구나 큰 관심을 모으는 매치업이다. 이번 대회는 어린 선수들이 주를 이루지만, 양 팀은 절대 지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대회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기 때문에, 대표팀의 첫 번째 과제는 원정 경기에 위축되지 않는 것이다.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 라이벌전을 치러야 한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성인 국가대표를 경험하지 못했다는 점도 걸림돌 중 하나다. 선 감독도 이 부분을 크게 신경 쓰고 있다.
선 감독은 "선수들에게 부담감을 주고 싶지 않다. 결과에 상관 없이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면 된다.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라면서 "압박감이 걱정이다. 온전한 성인 대표가 아니기 때문에, 부담을 가지는 건 당연하지만, 될 수 있으면 부담을 안 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13일 국내에서의 마지막 공식 훈련을 마친 뒤 선수단 미팅에서 "열심히 했으니, 결과에 신경 쓰기보다는 즐기고 오자"라고 거듭 당부했다.
무엇보다 투수들이 긴장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선 감독은 "단기전에선 연속 안타로 대량 실점하긴 쉽지 않다. 실책, 볼넷이 나오면 대량 실점으로 이어진다. 결국 공격적인 투수들이 유리하다. 실투도 실수다. 마운드에서 위축되면, 팔 스윙이 작아진다. 또, 발을 길게 끌고 나가야 하는데, 스트라이드가 짧아진다. 나도 동대문 운동장에서 처음 던질 때, 떨려서 못 던졌던 기억이 있다. 그 정도로 투수가 긴장하면, 제구가 안 좋아진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에선 임기영(KIA 타이거즈), 장현식(NC 다이노스) 등이 '강심장 투수'로 꼽힌다. 또한, 강력한 선발 후보다. 공통점은 올 시즌 소속팀에서 풀타임 선발로 뛰었다는 것이다. 포스트시즌까지 경험했다. 선 감독은 "임기영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표정이나 페이스를 보고 '긴장을 안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장현식에 대해서도 "제구가 그렇게 좋은 투수는 아니다. 그래도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던진다. 다른 투수들에 비해 긴장을 덜 하는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 성격이 그렇다. 임기영은 "원래 성격상 큰 경기에서 긴장하지 않는다. 폐렴 부상에서 복귀한 뒤 치렀던 첫 경기가 야구 인생에서 가장 떨렸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어 그는 "한국시리즈에서 던지고 온 것이 분명 도움이 되고 있다. 첫 연습경기 등판에선 쉬다가 던져서 안 좋았는데,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식은 "국제 대회에선 서로 다 처음 보는 선수들이다. 누가 자신감을 가지느냐가 중요하다. 자신감에서 우위에 있도록 하겠다"면서 "연습경기에서 껌을 안 씹어서 다소 부진했다. 껌을 씹으면 다른 생각이 사라진다. 일본전에선 껌을 씹겠다"면서 "일본 관중들의 응원도 나를 위한 것이라 생각하고 던지겠다"며 당찬 각오를 전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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