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뿐만 아니라 우리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경기다."
선동열호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회를 마치고 20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은 지난 16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 대만과 혈투를 펼쳤다. 19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0대7로 패해 희망과 과제를 함께 안고 돌아왔다. 이번 대표팀에 부자(父子)로 승선했던 이종범 코치와 이정후도 아쉬움 속에 한국땅을 밟았다. 아버지와 아들이 아닌, 코치와 선수로 얻은 것도 많고 느낀 점도 많은 대회였다.
특히 19세의 나이로 이번 대표팀 '막내'였던 이정후는 전혀 긴장하지 않는 씩씩한 활약을 펼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16일 일본전에서는 달아나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고, 17일 대만과의 경기에서는 0-0 동점 상황이던 6회말 1타점 3루타를 터뜨렸다. 2경기 연속 타점 행진에 대만전 결승타의 주인공이 바로 이정후였다. 막내로 대표팀 중심 타선을 꿰찬 이정후는 선배들과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첫 국가대표 대회 출전을 마쳤다. 또 "일본과 다시 만나서 무조건 이기고 싶다"며 패기 넘치는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결승전에서의 쓰라린 패배는 앞으로 자양분이 될 경험이기도 하다.
아버지 이종범 코치도 아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대회 내내 마음을 졸이기도 하고, 대견해하기도 했다. 코칭스태프 사이에서도 막내 이정후가 워낙 좋은 활약을 하자, 이종범 코치가 아닌 '정후 아버지'라는 놀림을 받을 정도였다. 어느새 성인이 된 아들 이정후는 이번 대회 기간 중 아버지에게 생애 처음으로 용돈 2만엔을 주는 기특한 모습도 보여줬다.
귀국 후 만난 이종범 코치는 "아들의 활약을 내가 어땠다고 평가를 하기는 조금 그렇다"면서 "정후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 모두에게 좋은 경험이 된 대회였던 것 같다. 선수들이 정말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라며 웃었다.
또 쓰디쓴 경험을 맛 본 대표팀 선수들에게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 코치는 "처음 본 일본 투수들의 생소한 공에 놀라기도 했고, 앞으로 더 노력해야할 부분도 많이 보였다. 선수들 모두 조금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 정후 뿐만 아니라 우리 선수들 다 어리기 때문에 앞으로 공부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포공항=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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