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는 주니어세계선수권처럼 느껴질 것이다.'
미국 NBC스포츠의 우려 섞인 보도다. 평창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종목이 계속해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아이스하키는 '동계올림픽의 꽃'이다. 남녀부에 단 2개의 금메달이 걸려있지만 동계올림픽 전체 관중과 입장 수익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때는 전체 티켓 수입 중 아이스하키의 비중이 41.4%에 달했다. 2소치올림픽 때도 밴쿠버엔 못 미치지만 총 입장 수익의 30%가 아이스하키에서 나왔다.
하지만 흥행과 대회 위상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한데 이어 '세계 2위 리그'인 러이사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KHL)마저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KHL 회장은 5일(한국시각) 성명을 통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기존의 스포츠계 질서를 해체하고 있다"며 "KHL도 NHL을 따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체르니셴코 KHL 회장은 러시아 선수들에 대한 IOC의 도핑 조사에 항의하는 의미로 평창 불참 카드를 꺼내 들었다.러시아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정부 주도로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금지 약물을 복용시키고, 혈액 샘플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연설에서 미국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러시아 선수단이 참가하지 못하도록 IOC에 간접적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발맞춰 러시아내 집단적인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이 KHL이다. 러시아 국가 두마(하원)가 KHL의 평창 동계올림픽 불참을 허용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당시 조직위원장을 역임했던 체크니셴코 회장 역시 푸틴 대통령의 입김에 흔들릴 수 밖에 없다.
NHL에 이어 KHL마저 평창에서 발을 뺀다면 정상적인 대회 운영이 불가능하다. KHL은 총 27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핀란드와 중국에도 팀이 있지만, 대부분은 러시아가 연고지다. 이들 팀은 러시아 주 정부와 국영 기업의 지원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들이 불참할 경우 각국은 대표팀 구성 자체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러시아 대표팀 대부분은 KHL 소속이고, NHL이 빠진 캐나다 남자 대표팀 엔트리 25명 중 16명이 KHL 소속이다. 좀 더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KHL마저 불참할 경우 캐나다와 미국은 그 빈자리를 주니어와 대학 선수들로 채울 가능성이 크다. '평창올림픽이 주니어세계선수권처럼 될 것'이라는 NBC스포츠의 보도는 괜한 우려가 아니다.
르네 파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회장은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KHL이 소속 선수들의 평창 동계올림픽 불참을 가로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파젤 회장은 "KHL은 러시아 아이스하키협회의 회원으로서, IIHF의 법규와 규정을 준수해야 하며, 리그에 속한 외국 선수와 국가대표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람잘날 없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아이스하키는 과연 어떻게 마무리될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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