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가 중년남성에게만 나타난다는 생각은 대표적인 편견 중 하나다. 탈모는 특정 성별이나 연령에 관계없이 찾아올 수 있으며 최근엔 여성 탈모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국내에서 탈모로 병원을 찾은 약 19만4000명 중 9만5000명이 여성이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성에게 탈모는 재앙에 가깝다.
임이석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은 "여성탈모 환자는 대개 탈모를 감추느라 초기치료를 미루거나, 아예 탈모라는 사실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탈모 증상이 심해지면 외모콤플렉스, 자신감 결여 등으로 대인기피증을 겪어 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여성탈모는 남성호르몬 작용에 의한 여성형탈모, 면역체계 이상에 따른 원형탈모,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2~4개월 후 머리가 빠지는 휴지기탈모로 나뉜다. 이 중 남성호르몬에 의한 탈모의 비율이 비교적 높다.
여성탈모는 남성탈모와 달리 앞이마선은 유지되면서 정수리 부분의 숱이 줄고 가늘어진다. 탈모의 주범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 과분비 돼 정수리 부근에서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호르몬은 모낭을 수축시키고 머리카락의 정상적인 성장을 방해한다.
임신과 출산도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임신하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평소보다 10배가량 증가해 생리를 멈추게 한다. 에스트로겐 농도가 높아지면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고 있다가 출산과 동시에 농도가 낮아지면서 그동안 빠지지 않았던 머리카락이 한꺼번에 빠진다. 폐경 뒤에는 여성호르몬이 줄어들면서 머리카락이 빠지게 된다.
젊은 여성은 스트레스,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장애, 피임, 인스턴트 식품, 잦은 펌과 염색 등이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빈혈, 갑상선질환, 난소질환도 여성탈모를 초래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탈모는 초기에 치료하면 예후가 좋아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는 게 중요하다. 최근 탈모치료엔 모낭주위주사, 자기장치료, 두피스케일링, 조혈모세포(PRP) 등을 실시한다.
모낭주위주사는 두피의 혈액순환 촉진 및 모발성장에 도움이 되는 영양물질을 탈모가 일어난 부위 주위에 직접 주사해 모발 성장을 촉진한다.
자기장치료는 두피 주위에 전자기장을 형성해 모낭세포를 활성화 한다. 이러면 모낭세포의 분열이 촉진되고 모낭 주위의 혈류가 증가해 탈모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조혈모세포(PRP)치료는 자가혈소판을 추출해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혈액에서 성장인자를 자극해 조직을 재생하는 혈소판을 따로 분리해 두피에 주사하면 모근과 모발재생이 촉진된다. 자신의 혈액을 사용하므로 알레르기나 감염 등 부작용 위험이 낮지만, 탈모 초기에 시행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탈모가 심하면 모발이식수술이 적합하다. 탈모가 생기지 않은 머리 뒷부분에서 머리카락을 포함한 머리 피부를 떼어 탈모가 진행 중인 부위에 심는 방법이다. 다른 탈모치료에 비해 비용이 비싼 것 같지만 한 번 생착되면 장기간 유지돼 오히려 경제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다만, 제한된 수의 모발을 효과적으로 이식해 숱이 많아 보이도록 하고 모발의 방향 등을 고려해 자연스러움을 연출해야 하므로 심미안과 풍부한 경험을 갖춘 전문의에게 시술받는 것이 유리하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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