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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황연주의 눈에 비친 배구 코트. 그 땐 왜 그리 넓게만 보였을까. 또, 네트는 왜 그렇게 높게만 느껴졌을까. 남들은 뻥뻥 날려대는 260g 배구공도 황연주에겐 한 없이 무거웠다. 고된 훈련 속에 비오듯 쏟아지는 땀방울, 그 속에 황연주의 눈물이 섞여 흘렀다. "너무 힘들어서 배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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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선생님에 대한 마음의 8할도 죄송함이었다. "나를 지도하셨던 감독님, 선생님들께도 얼마나 죄송했는지 몰라요. 다 쉽게 쉽게 이해하고 따라가는데 나만 늦고 못 따라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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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망스러울 만큼 엄하기만 했던 부모님, 그래도 그 깊은 마음의 바닥에는 결국 사랑이 깔려 있다. 황연주도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아무래도 저에게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셨던 것 같아요. 한 껍질만 벗으면 더 할 수 있는데, 그것을 깨우쳐주시기 위해 더 엄하게 대하셨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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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과 함께 켜켜이 쌓인 기록은 황연주의 배구인생을 보여주는 지표다. 5일 IBK기업은행전에서 10득점을 올리며 그는 남녀부를 통틀어 최초로 5000점 고지를 밟은 선수가 됐다. 때 마침 핸드폰이 운다. 부모님으로부터 온 문자. '딸, 축하한다.' 짧지만 황연주에겐 한없이 따스한 한마디다. "전화도 아닌 짧은 문자지만 부모님의 마음 잘 알아요. 어차피 나중에 집에서 같이 밥 먹으면서 이야기 많이 하면 돼요." 사춘기 시절 꾹꾹 눌러둔 미소. 묵은 먼지를 탈탈 털어낸 듯 황연주는 꽤나 오래, 밝게, 그리고 후련하게 웃었다. 감회 어린 짧은 상념 끝에 내뱉듯 툭 던진 한마디. "부모님 쓴소리 덕분에 부족한 제가 여기까지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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