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게 하나도 없는데요."
예상외의 대답. 올시즌을 끝으로 야구인생의 1막을 끝낸 이승엽(전 삼성 라이온즈)은 현재 무직이다. 23년간 많은 팬들의 환호속에 야구를 해왔지만 항상 잘하고 모범적이어야한다는 부담을 늘 어깨에 짊어지고 다녔다. 이제 선수 유니폼을 벗은 이승엽에게 이번 오프시즌은 편하지 않을까. 어떠냐는 질문에 "하나도 좋지 않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제 이맘때면 다음 시즌을 위해 몸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는 이승엽은 "운동도 안하고 하니 몸이 늙는 것 같다"라고 했다.
"지금은 하는 것 없이 바쁜 것 같다"는 이승엽은 재단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승엽은 "내년 1월 중순이나 말쯤엔 다 될 것 같다. 이사님들도 어느정도 선임이 됐다"며 재단에 대해 얘기한 뒤 "어린 꿈나무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라고 했다. 장학금을 주고 용품을 지원하고 야구 교실을 여는 것 등을 생각하고 있다고. 특히 야구 교실에 힘을 줘 얘기했다. "내가 어릴 때 삼성 코치분들이 오셔서 펑고를 쳐주셨던 기억이 있다. 어린 선수들에겐 그런 기억이 좋은 추억이 되고 도움이 된다"는 이승엽은 "사실 선수 때는 그런 일을 하기 쉽지 않았다. 이제 은퇴를 했으니 하고 싶다. 그런데 어린이들이 나를 알아볼까 모르겠다"며 웃었다.
최근 SNS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알리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은퇴를 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승엽은 "선수 때는 아무래도 팀에 소속돼 말하는 것에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안좋은 방향으로 흐를 수 있고, 팀에 해가 될 수 있다"면서 "이젠 나 혼자니까 잘못하면 나 혼자 욕을 먹으면 된다"고 했다. 또 "이제 내가 하는 것을 알릴 기회가 없으니 SNS를 통하는 거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면서 "오늘 좋은 사진 하나 찍었는데 오늘은 안올릴거다. 너무 자주 올려도 안좋은 것 같다"라고 했다.
선수로서 이승엽의 공식행사는 13일 열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이다. 지명타자 후보에 올라있는 이승엽은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참가한다고 했다. 지난해에도 이승엽의 수상 가능성이 낮았고, 실제로 한화 이글스 김태균이 지명타자 부문에서 수상했지만 이승엽은 기꺼이 참석해 수상자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쳤다.
이승엽은 "앞으로 직업을 하나 가지긴 해야하는데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이 많다"면서 "실패를 줄이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라고 했다.
23년간 해왔던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생활을 해야하는 이승엽이 새롭게 갖게될 직업은 무엇일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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