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예술가' 박대흥 조교사(59)가 통산 800승을 돌파했다. 지난 28일(일) 열린 서울 제10경주에서 '청담대로'가 문세영 기수와 함께 우승하며 박조교사에게 800승을 안겨줬다. 렛츠런파크 서울 현역 조교사 기준으로 800승 달성은 4번째 기록이며, 데뷔 21년 만에 이룬 쾌거다. 현재 박조교사의 최근 1년간 전적은 승률 19.5%, 복승률 33.1%로 렛츠런파크 서울 랭킹 1위다.
박조교사는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관리사란 직업에 몸담아 관리사, 조교보를 거쳐 1997년 조교사로 데뷔했다. 본래 박조교사의 꿈은 예술가였다. 그러나 '말'이라는 생명체는 섬세하고 예민한 그에게 새로운 예술작품처럼 느껴졌다. 경주마로의 가능성을 발굴하고 이를 한 조각씩 맞춰나가는 작업이 그의 예술적인 기질과 만나 상승 작용한 것이다.
특히 이러한 그의 성격은 말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말을 구매할 때 '생김새', '자라온 환경' 등을 꼼꼼하게 보고 예민한 감각과 경험을 발휘하여 남들은 쉽게 보지 못하는 부분을 발견한다. 또한, 경기마다 변화무쌍한 경주마의 기용을 통해 좀처럼 어떤 경주마가 출전할지 예상할 수 없게 만드는 것도 그의 장점이다.
800승 달성의 주역인 '청담대로'의 우승 역시 경주 대진표를 철저히 분석하고 잠재역량을 살핀 결과였다. 1800m 경주 거리 출전은 처음이었지만, 말의 습성과 성격을 보면 해볼 만 한 경주라 판단했다고 한다.
또한, 세계일보배 대상경주에서 아쉽게도 준우승을 기록했지만, 그는 '시티스타'의 역량을 재입증했다. 박조교사는 "시티스타는 순발력과 폐활량도 우수하지만, 승부사 기질이 있어 강자와의 대결에서 진면목을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예상대로 '시티스타'는 '올웨이즈위너', '파이널보스' 등 유명 경주마를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 '목차'의 접전이었기에 결과는 더욱 아쉬웠지만, 경주마를 보는 그의 통찰력이 뛰어남을 증명했던 경주였다.
조교사로서 그의 최종 목표는 "좋은 말로 성장 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발굴하는 것"이다. 그는 "말을 훌륭한 경주마로 육성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잠재력을 놓치지 않고 찾아내는 것이 조교사의 역할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서울랭킹 1위의 조교사가 되기까지 승수에도 연연하지 않았다. 다만, 우수한 말을 찾기 위해 열심히 돌아다니고, 매 경주에 출전할 경주마들의 역량을 살피며 최적의 대진표를 작성했다. 퇴직까지 승수보다는 말의 가치를 찾는 일에 매진하겠다는 경마 예술가 박대흥 조교사의 2018년을 응원해본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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