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누군가에게는 슬픔과 아쉬움의, 누군가에게는 기쁨의 표현이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회환의,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환희의 감정이다. 떨어지는 눈물 속 저마다 다른 사연을 담고 있기에, 우리는 감동을 받는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다. 경기 후 선수들이 흘린 눈물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우리를 웃기고, 울린 눈물 스토리를 모아봤다.
"이제 끝났구나" 이상화의 눈물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열린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15조 아웃코스 스타트라인에 선 이상화는 혼신의 역주 끝에 37초33의 기록으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1위 고다이라 나오(일본)의 기록에 단 0.39초 모자란 2위. 하지만 강릉 오벌은 "이상화!"를 외치는 함성으로 가득찼다. 최선의 레이스, 안방 팬들의 아낌없는 응원 속에 이상화는 허리를 숙이며 눈물을 쏟았다. 그는 눈물의 의미에 대해 "이제 끝났구나"라고 했다. 2006년 토리노 대회를 시작으로 이번 평창까지 4번째 올림픽에 나선 이상화는 이미 승자였다. 두번의 금메달과 한번의 은메달. 이상화는 "금메달 못 따서 슬픈 게 아니다. 3연패 부담이 없지 않았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이제 나에게 휴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픔을 기쁨으로, 최민정의 눈물
13일 사상 첫 4관왕을 위한 첫 관문이었던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선. 결과는 충격적인 실격이었다. 최민정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는 "그동안 힘들게 노력했던 것 때문에 눈물이 났다"며 "많은 분들이 노력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셨다. 여기에 보답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눈물을 훔쳤다. 최민정은 4일 뒤 또 다른 눈물을 흘렸다. 이번엔 기쁨이었다. 최민정은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실격의 아픔을 씻었다. 최민정은 "그때 눈물과 의미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눈물이 난 것은 그간 했던 것이 생각이 나서다. 성적은 완전 반대였지만 비슷하다"고 했다. 이어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감독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도움 주신 덕분에 이겨낸 것 같다"고 했다.
"더 잘할 수 있는데…" 이진규의 눈물
결성부터 온갖 논란 속에 출발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첫 경기에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VIP들이 총출동했고, 매경기 북한 응원단이 함께 하며 어수선한 분위기 속 경기를 치렀다. 4년 간 올림픽만을 바라보고 온 선수들에게 외부 요인은 보이지 않았다. 객관적 실력차는 인정했지만, 그들의 머릿 속에는 오로지 '승리' 뿐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충격적인 대패였다. 스위스에도, 스웨덴에게도 0대8로 패했다. 이진규는 스웨덴전 후 오열했다. 그는 "불과 며칠 전 1대3으로 패했던 스웨덴에 0대8로 졌다는 걸 받아들기 힘들었다"며 "내용상으로는 그렇게 질 경기가 아니었다, 점수판을 보니 분한 마음을 참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진규는 단일팀이 이후 일본, 스위스전에서 선전하며 미소를 되찾았다.
4년 뒤에 봐요, 장혜지-이기정의 눈물
초반 평창올림픽의 열기에 불을 붙인 것은 단연 컬링 더블믹스의 장혜지-이기정이었다. "오빠 라인 좋아요"라며 씩씩하게 강호를 상대하는 모습에 환호가 쏟아졌다. 선전했지만 결과는 2승4패, 4강 탈락이었다. 경기를 마칠 때까지 침착했던 둘은 경기장을 나가며 결국 아쉬움에 무너졌다. 장혜지는 쏟아지는 눈물 때문에 인터뷰에 응하지 못했고, 이기정 또한 내내 "너무 아쉽다"며 눈물을 쏟았다. 이기정은 "우리가 부족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최선을 다했지만, 준비하는 동안 힘들다고 쉬지 말고 하루라도 더 열심히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든다"고 했다. 연신 눈물을 삼킨 이들은 4년 뒤를 기약했다. 장혜지는 "노련해지고 실력을 키우면 언젠가 꼭 메달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강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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