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를 존중한다. 네덜란드 대표팀을 대표해 사과하고 싶다"
네덜란드가 '막말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예른 비흐 네덜란드 선수단장은 22일 강릉 휠라 글로벌라운지에서 열린 스벤 크라머 기자회견에 앞서 "네덜란드 대표팀을 대표해 사과하고 싶다. 한국 문화에 대해 존중한다. 3주 동안 환대에 감사하다. 어제 해당 선수와 이야기를 나눴다. 선수는 고의적으로 이야기 한 것이 아니라며 직접 사과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고 했다. 휠라는 네덜란드 올림픽위원회의 공식 후원사다. 당초 제라드 디엘센 네덜란드 올림픽위원회 사무총장이 오기로 했는데 선수단 내부 회의 끝에 비흐 선수단장이 직접 사과를 하기로 했다. 비흐 단장에 앞서서는 존 판 빌레 네덜란드 올림픽위원회 홍보단장이 먼저 사과의 말을 전했다. 비흐 단장은 "선수는 개인적 사정으로 오지 못했다.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추후에 인터뷰를 통해 사과문을 올리겠다. 우리는 이 사항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사진과 함께 의논해서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논란은 21일 밤 남녀 팀추월 준결승, 결승전이 모두 끝난 후 기자회견장에서 일어났다. 남자 팀추월에서 천신만고끝에 동메달을 따낸 크라머와 블록휴이센이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먼저 시상식을 마친 여자팀추월 대표팀들이 먼저 기자회견을 하게 돼있었다. 일본 여자대표팀 선수들과 일본 기자들이 기자회견장을 메우고 있는 상황, 동메달을 딴 네덜란드 남자팀추월 대표팀이 먼저 기자회견을 하고 빨리 떠나겠다고 주장했다.
일본 여자대표팀의 명찰이 새겨진 기자회견장에 네덜란드 선수들이 앉았다. 이들을 향한 질문을 요청했으나 단 하나의 질문도 나오지 않았다. "질문 있으세요?" 라는 미디어 매니저의 말에 모두가 침묵했다. 크라머가 "생큐" "나이스!"라며 시니컬한 반응을 보였다. 빙속 최강국, 전세계 스케이터들의 로망이자 '대스타'인 이들에게 질문이 단 하나도 나오지 않는 기자회견은 드문 일.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했다. "더 이상 질문 없으시면 메달리스트들을 보내드리겠다"는 현장 미디어 매니저의 말에 스벤 크라머가 벌떡 일어나며 한마디 했다. "여기 다 일본 기자분들이세요?" 이어 얀 블록휴이센이 한마디를 툭 던지며 자리를 떴다. "이 나라는 개들을 더 잘 대접해주길 바란다. 고~맙다(Treat dogs better in this country. Thank you)."
이들의 영어를 현장 통역요원이 충실하게 한국어로 통역하면서 현장은 발칵 뒤집혔다. 기자회견이 모두 끝난 후 녹취파일을 재확인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빙 둘러모인 취재진도, 통역사들도 경악했다. 이날 빙속 최강국이자 '팀추월 디펜딩챔피언' 네덜란드는 준결선에서 노르웨이에게 패하며 이미지를 구겼다. 파이널B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지만 이름값에 못미치는 레이스였다. 경기에서도 지고 경기후 매너에서도 졌다.
같은 날, 또 하나의 사건이 있었다. 팀추월에 나섰던 네덜란드 선수들이 네덜란드 올림픽위원회와 하이네켄에서 마련한 '홀란드 하이네켄 하우스'에서 열린 행사에 나섰다. 이 행사에는 팬들과 함께 하는 상패 전달식이 있었다. 손에서 손으로 전달되어야 할 상패를 크라머가 던졌고, 이에 맞은 두 명의 한국인 관객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명은 응급실로 실려갔고, 다른 한 명 역시 응급조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크라머의 SNS에는 '사과하라'는 글로 가득찼다.
강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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