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정범식 감독은 한국 호러 영화의 희망이다.
지난 주말(3월 30일~4월 1일)에만 98만3075명(영화관입장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킨 공포 영화 '곤지암'(정범식 감독, 하이브 미디어코프 제작). 지난 달 28일 개봉 이후 스티븐 스필버그의 '레디 플레이어 원', 류승룡·장동건 등 톱스타들과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천만관객을 동원한 추창민 감독이 뭉친 '7년의 밤'을 누르고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로 올라선 직후 줄곧 정상자리를 지키며 5일만에 136만7475명을 동원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숫자로 증명되는 흥행 성적 뿐 아니라 실관람객들의 평가도 뜨겁다. 온라인상에는 "영화를 보다가 팝콘을 모두 쏟았다" "온몸으로 긴장을 하고 봐서 담이 왔다" 등 '곤지암'이 얼마나 무서운가에 대한 후기가 줄을 잇고 있고, 독특하고 개성 강한 리뷰를 찾아보는 것이 '곤지암'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 공포 영화의 오래된 침체기, 공포 영화 비수기로 꼽히는 봄 날, 스타급 배우들의 부재 등 흥행에 대한 모든 불리함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곤지암'의 이렇게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에 중심에는 메가폰을 잡은 정범식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과 뚝심이 있다.
정범식 감독은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장편 영화 데뷔작인 '기담'(2007)으로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1942년 일제강점기, 안생병원을 배경으로 하는 '기담'은 자극적인 연출과 소재로 승부를 보려는 일반적인 공포영화와 달리 조명, 미술 등으로 만든 아름다운 미장센을 강조하며 대중과 평단으로 아름다우면서도 우아한 호러 영화 영화라는 평을 받았다. 영화의 우아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극중 등장하는 '엄마 귀신' 등 귀신 캐릭터와 몇몇 장면은 아직까지도 레전드로 꼽히고 있을 정도로 '호러 영화로서의 미덕'도 잃지 않은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어 정범식 감독은 옴니버스 호러 영화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 1, 2편에 참여, 다른 영화들과는 확실히 차별되는 색깔의 호러 영화를 선보였다. 첫 번째 시리즈인 '무서운 이야기'(2012)에서는 전래 동화 '햇님 달님'을 현대 사회로 끌어와 재해석한 '해와 달'을 선보였고, '무서운 이야기2'(2013)에서는 B급 코미디와 호러 영화를 결합한 일명 'B급 병맛 코미 호러물'인 '탈출'을 선보이며 호러 영화의 다채로움을 보여줬다.
그런 그가 '기담' 이후 11년만에 선보인 본인만의 장편 호러 영화 '곤지암'은 자신이 이전 호러 영화들과는 전혀 다른 색깔의 또 다른 호러 영화 였다. 곤지암이라는 실제 장소에 '유튜브를 이용한 1인 생방송'이라는 새로운 컨셉트를 합쳐 트랜디한 느낌을 살렸고 한, 사연, 슬픔 등에 유달리 집착했던 한국 공포 영화들과 달리 지금 당장 느끼는 공포감 그 자체에 집중하며 관객들을 끌어당겼다.
한국 호러 영화의 레전드로 꼽히는 '기담'부터 수년동안 암흑기에 있던 한국 호러 영화를 양지로 끄집어낸 '곤지암'까지. 호러 영화의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정범식 감독이야 말로 한국 호러 영화의 히망이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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