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팀처럼 일정을 넘기지 않은게 막판에는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이 지난 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내놓은 말이다. 하루 전 수도권과 충청지방에 내린 비로 3경기가 취소된 가운데 NC는 예정대로 안방 마산에서 삼성 라이온즈전을 치르고 밤길을 달려 서울에 도착했다. 새벽 3시가 되서야 숙소에 도착했다는 김 감독은 "막판에 잔여경기가 늘어나게 되면 득을 보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며 '날씨 변수'를 넘긴 것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NC는 예정됐던 두산전이 '미세먼지 경보'로 취소되면서 시즌 첫 잔여경기 일정이 발생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가 미세먼지 취소 규정을 본격 적용하면서 올 시즌 10개팀이 새로운 변수를 맞게 됐다. KBO 리그 규약 제27조 3항 다목에는 '경기 예정 시간에 강풍, 폭염, 안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어 있을 경우 경기운영위원이 지역 기상청(기상대)으로 확인 후 심판위원 및 경기관리인과 협의하여 구장 상태에 따라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고 되어 있다. 6일 NC-두산전을 앞두고 있던 잠실구장 주변 미세먼지 농도는 경보 단계인 300㎍/㎥을 훌쩍 넘긴 377㎍/㎥였다. NC-두산전 외에도 수원, 인천에서 각각 펼쳐질 예정이었던 한화 이글스-KT 위즈, 삼성-SK 와이번스전도 미세먼지로 인해 취소됐다.
그동안 경기 취소는 대부분 비로 인한 '우천 취소'였다. 하지만 그라운드가 젖는 등 경기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날에도 '미세먼지'로 인해 경기가 취소될수도 있게 된 만큼 각 구단 입장에선 시즌 변수가 추가될 수밖에 없게 됐다.
가장 먼저 꼽히는 변수는 잔여경기다. 잔여경기 일정은 순위 싸움을 하는 팀들에게는 상당히 민감한 사항이다. 잔여경기수, 이동거리, 날씨 등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들에 대해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봄, 가을철 수시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생각해보면 잔여경기 일정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될 경우 시즌 일정도 그만큼 길어지게 된다.
선수들 입장에선 컨디션 관리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장마철 경기가 연속 취소되는 경우가 있지만 미세먼지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면서 일정이 더 미뤄질 수도 있게 됐기 때문이다. 5~6일 로테이션 체제로 일정을 소화하는 투수들 뿐만 아니라 일정한 타격감을 유지해야 하는 타자들에게도 고민거리가 될 만하다.
관중 동원 역시 구단 입장에선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어느 정도 취소 예측이 가능한 '비'와 달리 미세먼지로 인한 취소는 모호한 측면이 있다. 실제 6일 잠실구장에는 경기 취소가 결정된 뒤에도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가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대부분 건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미세먼지'로 인해 경기를 취소한다는 점에 수긍하는 분위기지만 이런 사례가 반복되면 팬들에겐 '현장 관람' 자체가 쉽지 않아질수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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