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플레이에 담은 메시지는 충분히 동료들에게 전해졌다. '이대로 밀릴 순 없다'는 절박한 마음에 스스로를 내던진 그 뜻에 많은 팬들은 감동의 박수를 보냈다. 지난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나온 넥센 히어로즈 베테랑 이택근의 '사구 투혼'. 0-3으로 뒤지던 7회말 2사 2, 3루 때 타석에 나온 이택근은 몸쪽 공을 기술적으로 슬쩍 피하다 맞았다. 확고하게 '살아 나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역전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이날 이택근의 플레이는 팀워크 측면에서 꽤 의미가 크다. 서건창에 이어 박병호까지 부상으로 빠지며 어수선해졌던 팀은 베테랑의 이런 모습에 다시 하나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현재 히어로즈는 이택근을 중심으로 단단히 뭉쳐있다.
그러나 이와는 별도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이제 더 이상 이택근은 이런 시도를 하면 안된다. 그 플레이에 담긴 뜻과 투혼은 충분히 전달됐다. 이제는 가능한 건강한 몸 상태로 오랫동안 더그아웃에 남아있는 게 그가 보여줘야 할 모습이다.
일반적인 '사구(Hit by piched ball)'은 투수가 실수로 공을 던지며 발생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는 타자들이 정말 '목숨 걸고' 피해야 한다. 문자 그대로다. 자칫 위험한 부위에 맞으면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택근처럼 베테랑 타자들은 가끔 이를 역이용하기도 한다. 사구성 공이 날아오면 충격이 그나마 적은 부위에 기술적으로 맞고 걸어나간다.
그러나 이게 그다지 권장할 만한 플레이라고는 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아무리 데미지가 적다고 해도 부상의 위험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현재 넥센은 서건창과 박병호가 부상 이슈로 빠져 있는 상태다. 가뜩이나 무릎 통증으로 스프링캠프에서 조기 귀국해 어렵게 1군 무대에 올라온 이택근마저 공에 잘 못 맞아 부상을 입게 되면 팀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때문에 이택근은 이제부터는 공이 몸쪽으로 날아온다면 피해야 한다. 그게 본인과 팀을 동시에 위하는 일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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