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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빌라 청소를 하는 기훈을 본 이후부터 유라는 무슨 이유인지 그의 곁을 맴돌았다. 그리고 "빛나던 천재의 몰락의 순간을 함께 하는 기분이랄까"라며 너무나도 해맑게 기훈의 속을 긁었다. 또 오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도 해보고, 그래서 너랑 나랑 어쩌자며 소리도 질러봤지만, 유라는 청소방과 형제의 아지트인 정희네에 자꾸만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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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괜찮은 줄만 알았던 유라는 또다시 얼어버려 오디션을 망치고 결국 울분을 터뜨렸다. "어쩜 그렇게 구김살이 없냐는 소리만 들었는데, 누구 때문에 구겨졌다"고. 10년 전 기훈의 무서운 연기지도로 영화에서 하차한 뒤,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유라는 "나 원래대로 펼쳐놔요. 다시 깨끗하게 펼쳐놔요. 활짝. 성심성의껏 최대한 잘 펴놔요"라며 눈물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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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훈은 "한번 안아주고 가면 안되냐"는 유라를 한참 머뭇거리다 잠깐 안아주고는 도망치듯 달려나갈 정도로 감정 표현에 서툰 남자다. 해맑게 방실방실 웃는 유라는 사실 밑바닥까지 상처가 있는 여자다. 그리고 이들은 조금씩 10년간 쌓아왔던 감정을 꺼내놓고 있다. 현재는 망가졌을지 몰라도 자신만의 화법과 방법으로 구겨진 인생을 펴나가는 두 남녀가 어떻게 서로를 위로하고 치유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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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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