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이 던진 탓일까. 두산 베어스 좌완 투수 유희관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KIA 타이거즈의 경기. 이날 두산 선발로 등판한 유희관은 4회를 버티지 못하고 3이닝 8안타(1홈런) 2탈삼진 6실점을 기록한 후 강판됐다.
투구수도 많고, 매 이닝 위기가 왔다. 1회초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한채 2루타와 안타, 투런 홈런을 허용하면서 순식간에 3실점 한 유희관은 이날따라 수비까지 받쳐주지 못하면서 3회에 추가 3실점을 했다. 3이닝 동안 78개의 공을 던진 유희관은 4회초를 앞두고 변진수와 교체됐다. 초반 실점으로 무너진 두산은 KIA에 4대14로 대패했다.
단순히 1패를 떠나서, 유희관이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는 것이 걱정스럽다. 이날 경기 시작부터 비가 내렸고, 야수들의 실책이 연달아 나왔던 것도 악재지만 유희관이 최근 3경기 연속 5실점 이상 경기를 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유희관은 올 시즌 등판한 5경기에서 모두 8피안타 이상을 허용했고, 최근 4경기 연속 피홈런을 내줬다. 무실점 경기도 없다. 두번째 등판인 지난 3일 LG 트윈스전에서 6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살아났지만, 이후 3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10.54로 부진한 것은 고민인 대목이다.
특별히 몸에 이상이 있거나 컨디션이 안좋은 것은 아니다. 선발로 6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베테랑인만큼 기술적인 문제라 보기도 힘들다.
김태형 감독은 유희관의 최근 페이스를 두고 "누적된 피로 때문"이라 보고 있다. 유희관은 1군에서 자리를 잡은 2013시즌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다.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이탈한 것도 거의 없다. 2014시즌 177⅓이닝에 이어 2015~2017시즌에는 3년 연속 180이닝을 돌파했다. 또 2014~2017시즌 4년 연속 30경기 등판(구원 2차례 포함)하며 선발진 한 축을 든든히 지켰다.
특히 유희관은 '이닝이터'형 투수다. 이닝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있다. 지난 시즌에도 유희관의 경기당 평균 소화 이닝(선발 기준)은 약 6⅔이닝이다. 최소 6이닝을 던져주는 투수라 벤치에서도 계산을 쉽게할 수 있다. 그게 유희관의 가장 큰 장점이다.
유희관 뿐만 아니라 올 시즌 초반 동반 부진했던 장원준도 상황은 비슷하다. 피로가 몇년에 걸쳐 누적돼있다. 때문에 김태형 감독도 시즌 초반 6선발 임시 투입까지 고려했었지만 없던 일이 됐고, 평소보다 열흘 가량 개막이 빨라지면서 이들도 빠르게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팀 선발진에 여유가 있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마냥 쉴 수도 없는 것이 안타깝다.
부진이 계속되면 유희관 본인도, 팀도 난감해진다. 빨리 정상 페이스를 찾아야 두산의 추진력이 유지될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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