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은 유스 시스템이 가장 잘 정착된 구단 중 하나다. 최근 프로축구연맹이 유스시스템 강화를 위해 발족한 '유스 트러스트'에서 수원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부분은 유스 출신 선수들의 프로화 비율이다. 특히 올 시즌을 앞두고도 김건희 유주안 윤용호 전세진 등 13명을 자신들이 키운 유스 출신으로 등록했다. 비율은 34.2%(38명 중 18명)에 달한다. 유스 전통 명가인 전남(37명 중 11명), 포항(35명 중 11명), 울산(37명 중 10명), 부산(36명 중 12명)보다도 훨씬 높은 비율이다. 수원은 매탄중·매탄고에 매년 구단 예산의 10~12%를 배정, 꾸준한 투자를 통해 좋은 자원들을 프로선수로 육성시켰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22일 인천과의 K리그1 8라운드 원정경기에도 유스 출신 선수들을 적극 활용했다. 선발 출전 명단에서 4명을 유스 출신 선수들로 채웠다. 주인공은 수비수 구자룡을 비롯해 미드필더 이종성(이상 26), 스트라이커 전세진(19)과 김건희(23)다. 전북 유스(영생고) 출신 장호익까지 더하면 다섯 명이나 됐다.
서 감독에게는 로테이션이 필요했다. 주중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일본 원정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데얀 염기훈 등 30대 후반 선수들의 체력회복 시간을 부여해야 했다. ACL에 출전한 멤버 중 7명을 교체했는데 유스 출신 선수들이 그 자리를 메웠다.
이들은 서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특히 전세진은 0-1로 뒤진 전반 37분 장호익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멋진 헤딩 슛으로 골망을 흔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서 감독은 벤치를 박차고 나와 K리그 데뷔골을 터뜨린 전세진을 끌어안았다. 유스 출신들의 활약이 활력소가 됐을까. J-리거 출신 중고참 선배인 박형진이 2-2로 팽팽히 맞선 후반 추가시간에 극장골을 넣으며 화답했다. 전세진과 마찬가지로 박형진에게는 K리그1 데뷔골이었다.
인천전은 서 감독의 큰 그림 중 하나다. 서 감독은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내기 위해 동계훈련 기간 많은 조합을 만들어 놓았다. 그렇게 수원과 유스 출신 선수들이 강해지고 있었다. 서 감독은 "몇 년간 경험을 토대로 베스트 멤버와 나머지 선수들을 같이 키우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때문에 동계훈련 때 짝을 많이 바꿔가면서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요구들이 선수들에게 동기유발이 되고 있다. 김건희도 시간이 걸렸지만 점차 자리를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어린 선수들은 아픔과 좌절감을 맛본 뒤 자신이 느끼는 것들이 있다. 조금씩 기회를 잡아나가면서 그렇게 성장한다"면서 "데얀과 염기훈도 있지만 현재 수원이 2위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뒤를 받치고 있는 젊은 선수들의 몫이 컸다"고 칭찬했다.
전세진 김건희 이종성은 모두 후반 초·중반 교체됐다. 그러나 이들 덕분에 데얀과 염기훈 등 주전 멤버들이 체력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수원은 이날 유스 출신 선수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3대2로 역전승을 거뒀다.
유스 출신 선수들은 한 뼘 더 성장했고 수원은 그렇게 K리그 롤모델 구단이 되고 있다. 인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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