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베팅은 고름과 같다. 짜내면 또 새 고름이 나온다. 일상처럼 퍼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심각한 건 현역 프로선수와 연계돼 있다는 점이다.
강원FC 소속 A선수가 불법 스포츠 도박 베팅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A선수는 대학 시절 불법 베팅을 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축구는 종목 특성상 승부조작이 아닌 이상 불법 베팅은 스스로 행해진다. 지난 2012년 프로축구의 근간을 흔든 승부조작은 조직적으로 이뤄져야 되기 때문에 파동 이후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불법 베팅은 얘기가 다르다. 선수가 스스로, 언제든지 사설 베팅 사이트에 접속해 돈을 걸 수 있다. A관계자는 "승부조작 얘기는 없지만 불법 베팅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대학은 물론 고교생 심지어 중학생까지 불법 베팅을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귀띔했다.
야구도 불법 베팅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종목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축구와는 베팅 수법이 다르다. 확실한 정보를 제공받는다. 사실상 승부조작에 가깝다. A대학 출신 B선수가 프로 선수가 된 뒤 각고의 노력 끝에 선발투수로 자리매김 했다. 이후 B선수는 모교인 A대학 후배들에게 정보를 흘린다. "내가 경기 첫 구를 볼을 던질 것이다. 그렇게 (불법 베팅을 통해) 번 돈은 회식비로 쓰라." A대학 선수들은 선배의 정보를 이용해 10~20만원을 베팅, 돈을 부풀려 회식비로 사용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C종목 연맹관계자는 "이렇게 선배-후배간 연결고리로 불법 베팅이 이뤄지다 보니 의례적인 관행처럼 진행된다. '선배들도 그렇게 해왔으니 우리도 해도 되겠다'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이 이것이 불법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각 종목의 연맹과 협회는 선수 부정방지교육을 연간 3~4차례 실시하고 있다. 선수들도 이젠 지겹도록 들었다. 그러나 전혀 개의치 않는 선수들도 있단다. C종목 연맹관계자는 "아무리 교육을 해도 들은 척 마는 척 하는 선수들이 사고를 친다. 연맹과 협회는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결국 부정방지는 선수들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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