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승이가 없는 게 참 아쉽네요."
웃으며 툭 던진 한 마디 속에 팀의 깊은 속사정이 담겨 있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25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한 말이다. 김 감독은 전날(24일 SK전) 역전승과 마지막 9회의 접전을 복기하며 이런 말을 했다. 2이닝 마무리로 세이브를 따낸 함덕주의 활약을 칭찬하면서도 "이현승이 생각나는 경기였다. 그때 있었으면 좋았을텐데…"라고 했다. 감독 역시 함덕주에게 2이닝을 맡긴 게 이기고서도 내심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리그 단독 1위로 순항중인 것 같지만, 김 감독도 나름의 고충이 있다. 베테랑 투수들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젊은 선수 위주로 꾸려진 불펜의 소모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모도가 늘어나면 에너지는 감소하는 게 상식이다. 즉, 갈수록 구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25일 경기에서 탈이 났다.
이날 두산은 전날에 이어 또 다시 역전 드라마를 쓸 뻔 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이나. 우선 1-3으로 뒤지던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 선두타자 정진호의 우중간 2루타에 이어 박건우의 동점 2점 홈런이 터졌다. 계속해서 1사 후 양의지가 4-3으로 판을 뒤집는 솔로 홈런을 쳤다. 일단 여기서 한 번 기회가 왔다.
그러나 9회말에 마운드에 오른 건 이번에도 함덕주였다. 전날 2이닝 동안 36구를 던진 함덕주를 다시 끌어 쓸 수 밖에 없는 게 지금 두산의 현실이다. 그리고 정상적인 구위를 이어갈 수 없던 함덕주는 SK 선두타자 이재원에게 동점 솔로포를 헌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산은 두 번째 기회를 잡았다. 10회초 2사 만루에서 조수행이 2타점 적시타를 날려 6-4로 다시 앞서나갔다. 그리고 10회말, 두산은 9회말 1사 때 나와 추가 실점을 막은 박치국을 계속 마운드에 남겨놨다. 그러나 박치국은 1사 후 안타와 볼넷으로 된 1, 2루 위기에서 나주환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맞아 재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승리는 2사 3루에서 노수광이 기습번트 안타로 결승점을 뽑은 SK에게 돌아갔다.
어쩌면 이 패배는 두산이 현재 떠안고 있는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이현승을 위시한 베테랑 필승조들의 부상 이탈을 재능 넘치는 신인급 젊은 선수들로 막고 있지만, 이게 길어질수록 문제점은 커진다. 우선 이현승이 빨리 컴백해야 한다. 이현승은 허벅지 부상으로 일본에서 치료중인데 오늘 귀국한다. 과연 이현승은 언제 1군에 다시 돌아오게 될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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