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가왕' 조용필이 때아닌 굴욕인사 논란에 휘말렸다.
조용필은 27일 오후 평화의 집 3층 연회장에서 진행된 2018 남북 정상회담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이날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을 비롯한 양측 핵심 참모진 25명이 참석했다. 조용필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대표곡인 '그 겨울의 찻집'을 불렀다. 만찬행사가 끝난 뒤 조용필은 북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동하는 김정은 위원장 부부와 인사를 하게 됐다. 그는 허리를 90도로 숙인 채 두 손을 내밀어 악수를 했다. 이에 김정은 위원장도 환하게 웃으며 손을 맞잡았다.
그런데 이와 같은 조용필의 인사가 포착되며 논란이 야기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김 위원장보다 나이도 많은 조용필이 허리를 굽혀 두 손으로 인사를 한다는 것은 굴욕적이라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사실 조용필의 인사가 정말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이었는지는 미지수다. 일단 대한민국에서 공적인 자리에서 인사를 할 때는 허리와 고개를 모두 숙이는 것이 예의다. 더욱이 이날 행사는 국가적인 공적 행사였다. 조용필은 대한민국 대표 뮤지션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했다. 2005년 평양 단독콘서트를 열 정도로 북한에서도 유명한 조용필인 만큼, 문화계 인사 대표격으로 초청된 것이다. 이런 자리에서 그가 한 나라의 국가 정상이자, 대한민국을 찾은 손님에게 고개를 숙인 것이 문제가 된다는 것은 사실 아이러니한 일이다.
또 조용필은 이날 김 위원장 부부에게만 90도 인사를 한 것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에게도 90도 인사를 했고, 그밖에 행사에 참석한 이들에게도 겸손한 태도로 인사를 건넸다. 조용필이 90도 인사를 한 것은 비단 이날 행사 뿐 아니다. 쇼케이스를 할 때 취재진 앞에서도, 콘서트를 찾은 관객들에게도 조용필은 언제나 허리를 깊이 숙여 겸손한 인사를 해왔다. 딱히 김 위원장 부부를 향한 굴욕적인 인사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오히려 조용필의 90도 인사는 대한민국의 '가왕'으로서 보여준 품격있는 배려가 아니었을까. 진정한 뮤지션 대표로서 대한민국의 평화를 염원하는, 그런 바람에서 비롯된 정중함은 아니었을까. 때아닌 인사 논란에 씁쓸함이 남겨지는 이유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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