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트래포드(영국 맨체스터)=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결국 맨유 팬들에게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은 영원한 악당이었다. 맨유 팬들은 조롱으로 벵거 감독의 마지막 올드트래포드 방문에 화답했다.
29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 맨유와 아스널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관심사는 벵거 감독이었다. 벵거 감독은 올 시즌까지만 아스널을 맡겠다고 선언했다. 이날이 마지막 올드트래포드 방문이었다.
훈훈한 마무리를 기대했다. 경기를 앞두고 무리뉴 감독과 벵거 감독은 서로를 향해 화해의 말들을 보냈다. 무리뉴 감독은 "그동안 내 비난의 반은 존경심에서 나온 것이다. 친구가 되고 싶다"고 했다. 벵거 감독도 "이제 나는 평화를 원한다"고 했다. 무리뉴 감독과 벵거 감독은 2004년 이후 계속 싸워왔다. 무리뉴 감독은 벵거 감독에 대해 '관음증 환자' '실패 전문가'라며 독설을 쏟아냈다. 벵거 감독은 "무리뉴는 존중을 모른다"며 항변하기도 했다.
경기 시작 전 분위기는 좋았다. 선수단이 입장할 때 벵거 감독도 함께 걸어들어왔다. 맨유 팬들은 벵거 감독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선수들이 도열했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이 피치 위로 나섰다. 벵거 감독에게 선물을 전했다. 무리뉴 감독도 함께 나가 기념 사진을 찍었다. 7만5000여 관중들 모두 이들의 '우정'에 박수를 보냈다.
단. 딱 여기까지였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 다시 예전으로 돌아왔다. 맨유 팬들이 주도했다. 전반 16분 맨유 폴 포그바가 선제골을 넣었다. 그리고 맨유 팬들은 노래를 하나 불렀다.
"아르센 벵거, 우리는 당신이 (아스널에)머물길 원한다.(Arsene Wenger, We want you to stay)."
아스널에 있으면서 우리에게 계속 패배를 헌납하라는 조롱이었다.
후반 6분 아스널 헨리크 미키타리안이 동점골을 넣었다. 1-1이 됐다. 맨유는 계속 아스널을 몰아쳤다 .후반 막판까지 1-1 상황이 유지됐다.
아스널 팬들이 이제 복수에 나섰다. 같은 멜로디로 또 가사를 살짝 바꿨다.
"조세 무리뉴, 우리는 당신이 (맨유에)머물길 원한다.(Jose Mourinho, We want you to stay)."
후반 추가시간 맨유가 결승골을 넣었다. 마루앙 펠라이니의 헤딩골이 들어갔다. 맨유 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는 노래를 불렀다.
"아르센 벵거, 우리는 당신이 (아스널에)머물길 원한다.(Arsene Wenger, We want you to stay)."
경기 종료 휘슬. 맨유가 2대1로 아스널을 눌렀다. 맨유는 다음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출전을 확정했다. 벵거 감독은 무리뉴 감독과 악수를 나눈 뒤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경기 후 벵거 감독은 "좋은 환대였다. 맨유의 화해 제스처에 감사한다. 그들의 환대는 너무나 세련됐다"고 칭찬했다. 공식 행사에 대한 감사였다. 맨유팬들의 노래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경기장 밖. 많은 팬들이 맨유와 아스널 선수들을 보기 위해 주차장 앞에 모였다. 벵거 감독이 모습을 드러냈다. 맨유 팬들은 "아르센!"을 외쳤다. 벵거 감독은 관계자와 인사를 나눈 뒤 버스에 올랐다. 그 찰나 다시 한 번 노래가 울려퍼졌다.
"아르센 벵거, 우리는 당신이 (아스널에)머물길 원한다.(Arsene Wenger, We want you to stay)."
'영원한 악당'을 위한 환송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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