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지난 해 11월 강민호(33)와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했을 때 바랐던 모습과 많이 다르다. 팀 성적 부진의 책임을 특정 선수에게 돌리긴 어렵지만, 중심타자 강민호가 기대했던 역할을 해줬더라면, 많은 게 달라졌을 것이다.
지난 해 말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강민호를 데려온 삼성은 천군만마를 얻은 듯 했다. 롯데 자이언츠 잔류가 유력해 보였던 국가대표급 포수를 전격 영입했으니, 기민하게 움직인 구단 프런트가 칭찬받을만 했다. 취약했던 포수 포지션을 강화하고, 이승엽이 빠져나간 중심 타선 빈자리를 채워줄 카드로 믿었다. 삼성 사람들은 물론, 많은 야구인들이 이 베테랑 포수가 삼성 젊은 투수들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4년-80억원' 계약 조건에 기대치가 담겨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강민호 영입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수치화하기 어려운 투수 리드와 수비적인 면은 논외로 하고, 공격적인 면에서 아쉬움이 너무 크다.
4월 30일 현재 타율 2할4푼7리(97타수 24안타), 3홈런, 11타점. 5번 중심타자로는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다. 4사구 9개를 얻었는데, 22차례 삼진으로 돌아섰다. 출루율 3할8리, 장타율 3할7푼1리에 그쳤다.
강민호의 부진을 도드라지게 보여주는 데이터가 있다. 득점 찬스에서 더 약했다. 주자를 득점권에 둔 상황에서 28타수 5안타, 1할7푼9리를 기록했다. 규정타석을 채운 62명 중 53위다. 득점권에서 출루율 2할8푼1리로 무기력했다. 또 강민호는 병살타 7개를 때려 전체 1위다. 7개 중 4개가 득점권에서 나왔다.
2014년 첫 FA 계약 1년차 때 부진을 떠올리게 한다. 2013년 시즌 종료 후 롯데와 4년 계약을 한 강민호는 2014년 타율 2할2푼9리-16홈런-40타점을 마크했다. 풀타임 주전으로 자리잡은 후 최악에 가까운 부진이었다.
그래도 최근 타격감이 살아나는 듯 하다. 강민호는 지난 4월 29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5번 타자로 출전해 2안타를 쳤다. 전날 6번으로 나서 홈런 1개를 포함해 2안타를 때린데 이어, 다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슬라이딩을 하다 가벼운 손목 부상을 한 지난달 25일 NC 다이노스전부터 3경기 연속 2안타다.
꼴찌 삼성은 지금 몸값, 이름값하는 강민호가 필요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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