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벵거의 마지막 선물은 이뤄지지 않았다.
22년 만에 아스널을 떠나기로 했던 벵거 감독이 유로파리그 결승행에 실패했다.
벵거가 이끄는아스널은 4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에스타디오 라 페이네타에서 벌어진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준결승 2차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의 결승에서 0대1로 패했다. 1차전에서 1대1로 무승부를 기록했던 아스널은 합계 스코어에서 밀려 AT마드리드에 결승 티켓을 빼앗겼다.
유로파리그 결승은 벵거 감독이 아스널에서의 마지막 업적으로 남기고 싶었던 선물이다. 그는 지난달 20일 아스널과의 이별을 선언했다.
벵거 감독은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과 면밀한 검토와 논의 끝에 나는 이번 시즌이 끝난 후 내려오는 것이 적절한 시기라고 느꼈다. 많은 시간 동안 좋은 구단에서 헌신할 특권을 준 아스널 구단에 감사하다"고 발표했다. 이어 "나는 헌신과 성실성을 갖고 구단을 지휘했다. 아스널을 특별하게 만들어 준 스태프, 선수, 단장, 팬들에게 감사하다. 나는 팬들에게 팀 뒤에서 끝까지 응원해 주길 바란다. 내 사랑과 지지는 영원할 것"이라며 작별인사를 남겼다.
벵거 감독은 아스널 그 자체였다. 벵거 감독은 1996년 9월 아스널 감독직에 올랐다. 아스널 창단 110년 만에 첫 외국인 감독이었다. AS모나코, 나고야 그램퍼스 등을 거친 벵거 감독은 잉글랜드에서 무명에 가까웠다.
주변의 우려에도 그는 과감한 공격축구로 잉글랜드에 신선한 충격을 안기면서 아스널을 명문의 반열에 올렸다. 리그 우승 3회와 FA컵 우승 7회란 업적을 세웠고, 2003~2004시즌에는 '무패 우승'을 달성하며 아스널에 영광스러운 기록을 선물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에 접어 들며 부진한 성적이 이어졌고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과 멀어지면서 이별을 선택하게 됐다. 올시즌을 끝으로 이별을 예고한 그에게 유로파리그는 마지막 희망 같은 것이어서 이번 패배가 더욱 뼈아프다.
벵거의 꿈을 앗아간 이는 디에고 코스타였다. 코스타는 전반 추가시간 그리즈만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만든 뒤 노련하게 골키퍼를 살짝 제치며 골망을 흔들었다.
결국 1차전 퇴장 징계로 벤치에 앉지 못했던 디에고 시메오네 AT마드리드 감독은 만세를 불렀고, 벵거 감독은 벤치에서 분루를 삼켜야 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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