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최형우(35)의 장타가 터졌다. KIA 타이거즈는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는 위기에서 벗어났다.
KIA는 13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8대7로 이겼다. 천신만고 끝의 승리였다.
잠잠하던 최형우의 홈런 2방이 KIA의 분위기를 바꿨다. 삼성에게 1회말 선취점을 허용하고 0-1로 끌려가던 KIA는 3회초 최형우의 역전 홈런으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2사 1,2루 찬스를 맞이한 최형우는 삼성 선발 김대우를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6구째를 타격했다. 이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 홈런이 됐다.
오랜만에 홈런맛을 봤다. 무려 32일, 23경기만의 홈런이었다. 지난달 1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즌 4호 홈런을 때린 후 최형우의 장타를 보기 힘들었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3할5푼(40타수 14안타)로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4번타자의 위용을 보기는 힘들었다. 득점권 찬스 상황에서 계속 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4번타자로 꾸준히 출전하면서도 무홈런에 타점은 4개에 불과했다. 상대 배터리의 견제를 뚫지 못하니, 자연스럽게 KIA 공격의 흐름도 끊겼다.
두번째 타석에서 모처럼 홈런포를 가동한 최형우는 또한번 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3회초까지 3-1로 앞서던 KIA는 3회말 헥터 노에시가 6실점하며 3-7로 흐름을 내줬다. 5회와 6회에 삼성 불펜을 어렵게 공략해 6-7까지 따라간 와중에 또다시 최형우가 홈런을 때려냈다. 7회초 삼성 최충연을 상대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내는 홈런이자 최형우의 시즌 6호 홈런이었다. 최형우가 한 경기 2홈런을 터뜨린 것은 지난해 7월 12일 NC 다이노스전(5타수 4안타 2홈런 2타점) 이후 무려 305일만이었다. 지난해 후반기 내내 타격 부진에 허덕였던만큼 거의 10개월만에 '멀티 홈런'이 나왔다.
최형우도, 팀도 기다렸던 홈런이다. KIA는 최근 최형우, 나지완 두 중심 거포들의 부진에 고민이 많았다. 두사람이 부진하니 통합 우승을 차지한 지난 시즌에 비해 타선의 폭발력이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1승, 1승이 급한 팀 사정상 휴식을 주거나 마냥 기다릴 여유가 없기에 꾸준히 경기에 나가면서 감을 되찾길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가운데 헥터가 무너져 자칫 분위기가 완전히 침체될 뻔한 경기에서 최형우의 홈런이 나왔다. 부진 탈출의 신호탄일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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