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와병 중이다. 지난해 뇌종양 수술을 받은 이후 최근 상태가 악화, 서울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LG그룹 측은 일단 구 회장의 상태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위독설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 경영승계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오너일가의 이번 주 외부 활동이 취소되고 있어 만약의 사태까지도 대비하고 모습이다. 무엇보다 경영승계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LG그룹은 17일 오전 ㈜LG 정기이사회를 열고 내달 29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구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LG그룹 측은 "구본무 회장이 와병으로 인해 ㈜LG 이사회에서 역할을 수행함에 제약이 있는 관계로 주주 대표 일원이 이사회에 추가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사회에서 있어 구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후계구도의 사전 대비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구 상무가 경영수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지 6개월 만이다.
LG가 구 상무의 경영승계 관련 내용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LG는 그동안 구 상무의 경영승계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지난해 구 상무가 정기인사에서 전무 승진을 바탕으로 경영승계를 확고히 할 것이라는 재계의 예상과 달리 승진이 유보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LG는 지난해 구 상무의 승진 유보에 대해 "충분한 경영 훈련 과정을 거치는 LG의 인사원칙과 전통에 따라 현장에서 사업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단 구 상무가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LG그룹의 지주사인 ㈜LG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게 된다. 구 상무는 아버지인 구 회장(11.28%), 구본준 LG그룹 부회장(7.72%)에 이어 ㈜LG의 3대 주주로 경영승계 1순위로 꼽혀왔다. 다만 구 부회장의 2016년 LG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요직을 맡고, 2017년 그룹 부회장으로 오르며 경영입지가 강화된 만큼 제대로 된 구 상무에게 경영승계가 이뤄질 것인지의 여부에는 의문점이 남는다.
한편 지난해 4월 건강검진에서 뇌종양이 발견된 수술을 받은 구 회장이 계속되는 치료로 실질적인 경영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뒤늦게 이사직에서 배제되면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거의 1년간 구 회장 대신 구본준 부회장이 그룹 총수격의 대외활동을 해오는 과정에서 ㈜LG 이사회에서 이런 문제가 전혀 논의가 안 된 것. 때문에 재벌 오너로서 특권을 누려왔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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