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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의 젊은피 김건희(23)는 16일 홈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 울산과의 경기서 올시즌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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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맹활약 덕분에 수원은 1차전 원정 0대1 패배를 딛고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선사하며 7년 만에 8강에 진출했다. 수원 입단 3년차인 김건희는 그동안 프로 무대에서 그저 평범한 공격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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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경기 후 눈물을 흘렸던 김건희는 이튿날(17일) 마음을 추스른 뒤 미처 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그의 깜짝 활약 뒤엔 숨은 '자극제'가 있었다. 바로 염기훈이다. 수원 입단 3년 동안 공격수 대선배인 염기훈을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김건희는 2017년 말 이전과 이후의 염기훈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전의 염기훈은 모든 것을 내려놓은 팀의 맏형, 주장이었다. 브라질월드컵을 앞둔 2014년 1월 이후 A대표팀과 점점 멀어졌던 염기훈은 태극마크에 대한 미련을 접어둔 상태였다. 전통의 구단 주장으로서 하락세 위기를 겪고 있던 팀을 지키고 후배를 이끌기 위해 주장으로서 임무에만 충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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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의 눈물은 곧바로 감동으로 변했다. 부상 이후 염기훈이 자신의 SNS에 올린 인사글을 보고나서다. 염기훈은 부상에 대한 소회를 밝히면서도 팀 걱정이 우선이었다. '선수들도 많이 반성하고 노력하고 있으니 욕을 하더라도 경기장에 와서 욕도 하고 응원도 해주면 정말 큰 힘이 될 것 같다. 나도 경기장에 가서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겠다'는 요지였다. 김건희는 "자신의 아픔 다스리기도 힘들텐데 팬과 팀 걱정을 더 많이 하다니…, 역시 포스가 다르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염기훈 부상 후 첫 대타 출전으로 대구와의 13라운드(13일)에 원톱으로 나섰다. 팀은 이겼지만 골을 넣지 못해 한스러웠다. 이후 김건희는 운명의 16강 2차전에서 비로소 염기훈의 왼쪽 포지션에 섰다. 관중석의 염기훈을 보는 순간 지난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치더란다.
3년 간 옆에서 본 선배 염기훈의 파란만장한 순간들, 특히 마음 깊이 새겨뒀던 과거 조언이 떠올랐다. "건희야, 너는 내가 갖지 못한 우월한 피지컬과 득점 기술이 있잖아. 거기에 자신감만 키우면 될 것 같다. '노골'을 먼저 걱정하지 말고 당당하게 부딪혀봐라."
염기훈을 쓰러뜨린 상대, 울산이라 김건희는 더욱 이를 악물었다. 대선배의 포지션에서 부끄럽지 않게 뛰고 싶었다. 결국 예전과 크게 달라진 과감한 플레이로 수원팬들을 열광시켰다. 관중석에서 갈비뼈 통증도 잊은 채 연신 환호했던 염기훈은 "마침내 건희가 한 껍질을 깨고 나온 것 같다. 그것도 나의 포지션에서…, 이제 더 성장하는 일만 남았다. 악착같이 뛰는 건희를 보니 왠지 짠했다"며 대견해 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듯, 염기훈의 존재가 김건희를 춤추게 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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