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츠(Suits)' 박형식이 정식변호사가 됐다. 아직 가짜지만 말이다.
가끔은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가 나타날 때도 있다. 너무 익숙해져서 혹은 자만해 버려서 핵심을 놓치고 가는 진짜가 있다. 반면 진짜가 아니라서, 너무도 절박해서 핵심을 꿰뚫어 볼 수 있는 가짜도 있다. 그 순간 가짜와 진짜의 능력은 역전된다. KBS 2TV 수목드라마 '슈츠(Suits)'(극본 김정민/연출 김진우/제작 몬스터유니온, 엔터미디어픽처스) 속 박형식(고연우 역) 이야기다.
극중 고연우는 줄곧 변호사가 꿈이었고, 될 능력도 있었지만 될 수 없었다. 그에게 세상은 기회라는 것을 주지 않았기 때문. 그런 고연우가 낭떠러지 끝에서 기적 같은 기회를 만났다. 대한민국 최고 로펌에서 신입변호사로 일할 수 있는 기회. 절실했던 그는 거침없이 덥석 기회를 잡았고, 매일이 정체가 들통날 위기지만 그 안에서 성큼성큼 변호사로 성장하고 있다.
17일 방송된 '슈츠(Suits)' 8회는 이 같은 고연우의 성장을 함축적이고 임팩트 있게 보여줬다. 학력위조 직원 해고 의뢰 사건의 핵심을 파악, 대형 회계법인의 거액 횡령을 밝혀낸 것이다. 해고 위기에까지 몰리면서도 신념을 굽히지 않는 배포, 단순히 사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건 속 사람을 볼 줄 아는 눈까지. 진짜 변호사보다 더 진짜 같은 능력과 활약을 보여준 것이다.
고연우는 대한민국 최고 로펌 '강&함' 대표 강하연(진희경 분)에게 "오늘부터 정식변호사"라는 말까지 이끌어냈다. 이제 고연우는 더 이상 '강&함'의 수습 변호사가 아니다. 정식 변호사다. 수습 변호사로서 최강석의 일을 보조할 때도 이토록 뛰어난 능력과 거침 없는 성장을 보여준 고연우가 '정식 변호사'가 되었을 때 어떤 활약을 펼칠 것인지 기대되는 것은 당연하다.
고연우 입장에서 '슈츠(Suits)'는 일종의 성장극이다. 틀에 박힌 선입견을 뒤엎는 반전극이기도 하다. 고연우는 성장극과 반전극을 동시에 끌고 가는 인물인 것이다. 이는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스토리 라인이다. 그러나 천재적 기억력을 지닌 캐릭터 자체는 일반적이지 않다. 상반된 두 가지 면모를 모두 담아내야 하는 것. 그만큼 배우의 역할이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슈츠(Suits)' 속 배우 박형식의 활약은 눈 여겨 볼 만 하다. 상황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캐릭터를 변주하는 감각, 시청자의 감정이입과 몰입도를 이끌어내는 집중력 있는 연기력, 이 모든 것을 감싸는 탁월한 표현력 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회를 거듭할수록 극중 고연우가 성장하는 것처럼, 깊어지는 연기는 더 큰 매력으로 와 닿는다. 시청자에게 '슈츠(Suits)' 속 배우 박형식이 기특하고 매력적인 이유이다.
'슈츠(Suits)'는 대한민국 최고 로펌의 전설적인 변호사와 천재적인 기억력을 탑재한 가짜 신입변호사의 브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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