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칸이 사랑하는 거장 감독 이창동 감독이 내놓은 8년만의 신작 '버닝'(파인하우스필름 제작)이 올해 칸의 선택을 받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세계 각국의 영화인들과 영화 전문지들의 최고 평점과 극찬을 받으며 한국 영화 최초 황금종려상 수상을 기대케 했지만 시상식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찬밥 신세였다.
지난 19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제71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감독의 '만바키 가족'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블랙 클랜스맨'(스파이크 리 감독)이 심사위원 대상을, '콜드 워'(파벨 포리코브스키 감독)이 감독상을, '도그맨'의 마르셀로 폰테가 남우주연상을 '아이카'의 사말 예슬리야모바가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심사위원상과 '가버나움'(나딘 라바키 감독)이 받았으며 '라자로 펠리체'(알리스 로르바허 감독 '쓰리 페이스'(자파르 파나하히)가 각본상을 공동 수상했다.
위에 언급대로 수상 후보로 꼽혔던 이창동 감독은 수상에 실패해 국내 영화계에 큰 충격을 안긴 상황. 특히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이창동 감독의 작품 중 시상식에서 그 어떤 상도 받지 못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 더욱 충격을 남긴다.
더욱이 '버닝'은 단순한 수상이 아니라 최고상인 '황금종려상' 후보로 거론됐던 작품이다. 세계 각국의 영화 평론가의 극찬을 이끌며 폐막식에 앞서 진행된 국제비평가연맹상을 수상했을 뿐 아니라 스크린데일리, 아이온시네마, ICS필름 등 권위 있는 영화 전문지에서 최고 평점을 받았기 때문. 특히 칸 영화제 공식 지정 데일리인 '스크린'은 역대 칸 영화제 경쟁작 중 최고점(4점 만점의 3.9점)을 매기기도 했다. 폐막식에 앞서 전 세계 권위있는 비평가들이 선정하는 국제비평가협회상을 받기까지 했다.
하지만 영화 전문지의 데일리 평점이 심사위원단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게 이번 수상 결과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앞서 2016년 제69회 칸 영화제에서도 각 영화 전문지로부터 최고 평점을 받은 '토니 에드만'(마렌 아데 감독)도 그 어떤 상을 받지 못한 채 빈 손으로 돌아간 바 있다.
칸 수상은 100% 심사위원단을 결정으로 최종 확정됨에 따라 심사위원장과 심사위원단의 취향 뿐 아니라 국적, 성별, 인종, 가치관도 심사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작가주의 영화를 더 선호하는 심사위원들이 더 많냐, 아니면 조금 더 대중적인 영화를 선호하는 심사위원들이 더 많냐에 따라 시상식 전부터 대략적인 수상의 방향이 나온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이번 심사위원들은 영화계에 분 페미니즘 영향으로 인해 여성의 비중이 대폭 늘었다. 심사위원장부터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여배우인 케이트 블란쳇이 맡았고 배우 레아 세이두,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포함 해 총 다섯 명의 심사위원이 여성이다. 따라서 따뜻하고 가족주의적이며 여성적 색체가 담겨 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가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세계적인 페미니즘 기류를 의식해 여성이 사건의 피해자로 나오는 '버닝'을 배제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또한 영화 전문지에서 매긴 높은 평점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심사위원들이 영화 전문지에서 선정한 평점과는 색깔이 다른 선택하는 것을 지향하며 평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자체를 경계하기 때문. 이에 현지에서는 각종 영화 전문지와 영화 평론가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버닝'이 역차별을 당했다는 의견도 등장하고 있다.
한편, 제71회 칸영화제는 8일부터 19일까지 12일간 프랑스 남부의 칸에서 펼쳐졌다. 올해 한국영화는 '버닝'(이창동 감독)이 경쟁부문으로, '공작'(윤종빈 감독)이 미드나잇 스크리닝으로 초청됐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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