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타자는 돌아왔다. 하지만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다. 앞과 뒤에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줄 수 있는 조력자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넥센 히어로즈 4번 타자 박병호의 파괴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최적의 클린업 조합은 어떤 것일까.
올 시즌 지독한 '부상 악령'에 시달리던 넥센이 그나마 한숨을 돌리게 됐다. 4번타자 박병호가 지난 20일 고척 삼성전 때 1군에 돌아와 곧바로 홈런을 날렸기 때문이다. 박병호가 복귀 신고포로 쏘아올린 이 홈런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일단 박병호의 건재함이다. 37일 만에 1군 무대에 돌아왔음에도 실전 감각에 문제가 없다는 증거다. 또 종아리 부상이 100% 회복됐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여기에 히어로즈가 더 이상 4번 타자에 대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 장정석 감독은 박병호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지난 4월14일 이후 라인업을 짤 때마다 4번 타순 고민을 해왔다. 누구라도 그러했을 것이다. 4번 타자는 팀 타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박병호가 없을 때 김하성과 마이클 초이스가 그 자리를 번갈아 맡았는데, 김하성도 일주일전 손바닥 자상으로 1군에서 빠지는 통에 중심 타선의 파괴력이 더욱 약화되고 말았다. 이런 시기에 박병호가 돌아온 건 넥센이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일단 4번은 다시 박병호로 고정된다. 그런데 3번과 5번에 누구를 기용해야 할 지는 아직 숙제로 남아있다. 박병호와의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팀 득점력을 극대화해 줄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김하성을 비롯한 부상자들이 정상적으로 1군에 있었다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법한 고민이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없는 자원 안에서 최적의 조합을 만들어내야 한다.
20일 삼성전 때는 임병욱(3번)-박병호(4번)-초이스(5번) 조합이었다. 이 조합은 12타수 4안타(타율 0.333)에 2타점 1득점으로 나쁘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아쉬운 장면도 여러 차례 있었다. 1회말 2사 1, 3루에서 초이스의 삼진 장면을 시작으로 2회말 2사 만루 때 임병욱의 중견수 뜬공 장면, 또 4회말 1사 1, 2루 때 임병욱의 삼진과 박병호의 우익수 뜬공, 그리고 6회말 2사 2루에서 박병호의 내야 땅볼 장면 등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실 임병욱의 3번 배치는 베테랑 이택근에게 휴식을 주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그간 2번 타순에서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때문에 이택근이 정상 컨디션이라면 3번을 맡는 게 조금 더 자연스러울 수 있다. 또는 초이스를 아예 3번에 전진배치하고 이택근 혹은 뒤꿈치 부상 회복 후 지난 주 6경기에서 타율 4할7푼1리의 맹타를 기록 중인 김민성을 5번에 기용하는 방안도 있다. 중요한 건 다양한 조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눈앞까지 다가온 5할 승률 고지 점령을 위한 창의적 타순 조합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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