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분야에서 환자 뿐만 아니라 의사에게도 가장 골치 아픈 치료의 하나가 신경 치료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치과 환자가 통증을 호소하는 표현이 너무 다양하다.
에린다, 쑤신다, 띵하다, 욱신거린다, 조인다, 멍하다, 머리가 아프다. 전기가 찌릿찌릿 오는 거 같다, 뜨거운 물에 아프다, 찬물을 먹을 수 없다, 교합이 안 맞는 거 같다, 밥알도 못 씹는다, 심지어 살기도 싫다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의 많은 토로들이 치과의사를 당혹스럽게 한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처럼 치아가 아픈 것도 정말로 진단해 해내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둘째로 어려운 점은 신경 치료시 부딪히는 기술적인 어려움이다. 신경 치료를 행할 때 기술적인 문제들에 부딪히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은 다음과 같다.
우선 마취가 쉽지 않다. 특히 통증이 심한 치아의 경우 주변 조직으로의 산성도가 증가하므로 마취가 정상적인 치아보다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마취를 했음에도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또 치아 안에 존재하는 신경관 형태의 다양한 변형이다. 통증이 있으면 얼굴을 찌푸리게 되고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얼굴에 주름이 생길 수 있는 것처럼 치아가 아프면 치아의 신경관도 형태가 바뀌게 된다.
아픈 치아의 신경관은 원래의 건강한 신경관보다 좁아지고 신경관의 입구에는 단단한 물질이 채워져 막히게 된다. 이렇게 좁아지고 단단한 물질로 막힌 신경관은 찾기도 어렵고, 설사 잘 찾았다고 해도 충분히 소독하고 제거하기도 어렵다.
셋째로 시간의 문제다. 복잡한 신경관을 찾고 깨끗하게 소독해서 치료하려면 여러 차례의 치과 치료가 필요하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치료 받을 시간을 내는 것이 쉽지 않다. 다니는 직장에 진료 확인서를 제출해야 하고 그것도 안 되면 휴가를 써서 치료를 받아야 하니 환자들에게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 치과의사도 바쁜 스케줄 중에서 어려운 신경 치료를 하다보면 시간이 너무 지체돼 다른 환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일이 생기다 보니 치과의사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같은 난관에도 신경 치료는 우리나라의 치과 현실에서 왕성하게 행해지고 있다. 그 이유는 신경 치료가 현재의 치의학 기술로서는 신경까지 감염된 통증 있는 치아를 살릴 수 있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의 현저히 낮은 진료비가 신경 치료의 진입 장벽을 낮추어주고 있다.
위에서 열거한 바와 같이 신경 치료는 매우 어려운 치료이므로 치료 전에 치과의사는 충분한 설명을 통해 그 필요성을 환자에게 명확히 인식시켜 이해와 협조를 이끌어 내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것이 전제되어야만 신경 치료 중에 부딪힐 수 있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치아를 살리는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글·이호정 서울순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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