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려봐도 끔찍하기만 한 장면이다.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에게 지난 3일 벌어진 일은 최근 들어 가장 불운한 사고였다. 무엇보다 선수 커리어에 데미지를 줄 수도 있는 심한 부상을 초래하는 바람에 팀과 선수 모두가 큰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로저스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예기치 못한 사고로 크게 다친 한 선수에 대한 인간적인 걱정과 위로가 필요할 때다. 특히나 로저스는 불과 2년 전에도 한국 무대에서 뛰다 팔꿈치를 다쳐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다. 어렵사리 재활에 성공했는데, 또 다치고 말았다. 부상 당시 아픔과 충격,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로저스는 덕아웃 뒤에서 펑펑 울었다고 한다.
현재 로저스의 상태는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정석 감독은 "오른손 약지(네 번째 손가락)가 네 군데에 걸쳐 복합 골절됐다. 수술로 열어보면 뼛조각이 더 있을 수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바로 수술을 못할 수도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정확한 상태나 향후 재활에 관한 내용은 수술일인 8일이 돼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로저스가 올해 잔여 시즌은 치를 수 없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아무리 수술이 잘 된다고 해도 복합골절인 만큼 치료와 재활에 최소 3개월 이상은 필요하다는 게 트레이닝 파트와 의료계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넥센은 올해 남은 경기에 로저스를 쓸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매우 짙다. 8일에 수술을 받은 뒤 아무리 재활이 빠르게 잘 돼도 8월 말에서 9월 초는 돼야 한다. 이때는 사실상 페넌트레이스가 거의 끝나는 시점이다. 석 달 가까이 마냥 재활을 기다리는 것은 그리 효율적이지 않다.
때문에 넥센으로서는 로저스의 치료에 주력하는 동시에 어떤 대안을 마련할 것인지도 함께 고민해야 할 듯 하다. 경기 중 다친 선수를 매몰차게 내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시즌 막판 복귀 가능성도 크지 않은 선수를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로저스를 위해 해줄 수 있는 모든 시도를 다 하면서도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의 경우까지도 검토해야 한다.
일단 장 감독은 당분간 제이크 브리검-최원태-한현희-안우진-신재영으로 5인 로테이션을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실적으로 가장 무난한 선택이다. 그러나 '무난'이 '최선'을 의미하진 않는다. 안우진은 이제 막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그 데뷔전에서 가능성은 보였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게 드러났다. 신재영 역시 안정감 있는 선발 카드는 아니다. 과연 넥센이 지금 택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일까. 장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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