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제발요."
10일 부산 사직구장. 경기전 KIA의 훈련시간에 타격훈련을 마치고 덕아웃에 앉아 방망이를 정리하는 유민상이 김기태 감독의 눈에 들어왔다. 김 감독은 LG 트윈스 감독시절에 유민상의 형인 투수 유원상(현 NC)을 지도했었고, 올시즌엔 2차드래프트로 인해 KIA 유니폼을 입은 유민상도 지도하게 됐다. 오키나와 전지훈련 때 유민상에게 유원상이라고 불렀다가 유민상으로부터 핀잔을 들었다는 김 감독은 유민상을 보자 장난끼가 발동했다.
김 감독은 뜬금없이 크게 "유원상"이라고 불렀다. 분명히 유민상을 부르는 것 같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이름은 형인 유원상이었다.
유민상은 얼굴을 찡그리며 큰 소리로 "유민상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김 감독이 "민상아 내가 이번엔 제대로 부르지 않았냐"라고 딴청을 피우자 유민상은 "감독님 전 제자(유원상) 말고 현 제자(유민상)요"라고 하더니 읍소하듯 "감독님 제발요"라며 말하고는 라커룸으로 향했다.
유민상은 지난 8일 1군에 올라와 9회초 대타로 나온 첫 타석에서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유민상은 다음날인 9일 김 감독이 "어제 대단하더라"고 하자 "출전만 시켜주시면 항상 보실 수 있습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해 김 감독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했다.
유민상이 김 감독으로부터 이름을 제대로 들으려면 더 많은 활약을 펼쳐야 할 것같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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