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 안데르센 감독(55)이 세계 최초의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남북 축구팀을 모두 경험한 감독이란 수식어다. 지난 2년간 북한대표팀을 이끌었던 안데르센 감독이 올 여름 K리그 인천 지휘봉을 잡는다.
안데르센 감독은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날 청바지에 검은색 정장 웃옷을 입고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안데르센 감독은 인천 유소년에게 꽃다발을 받으며 한국 땅을 밟았다.
안데르센 감독은 "개인적으로 인천 감독 부임은 누군가에게는 아주 작은 걸음일 수 있지만, 단순한 부임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부임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대표팀 감독으로 지난 2년간 생활해왔고 이번 한국에서 1부 리그 프로팀을 맡게 되면서 역사적으로 처음 남과 북을 동시에 축구팀을 지휘하게 된 것이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인천 남동구 한 호텔에서 머물게 될 안데르센 감독은 11일 강인덕 인천 사장과 면담 뒤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지난해 말부터 피부로 실감한 北 경제사정 악화
안데르센 감독은 지난 2년 북한대표팀을 이끄는 동안 평양에 거주하면서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호텔에서 생활하면서 개인적으로 필요한 것 뿐만 아니라 대표팀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받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얼굴은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스포츠 마니아'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안데르센 감독은 "김 위원장이 경기장에 들러 경기를 보고 있다는 얘기를 간접적으로 들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나 안데르센 감독은 북한 경제사정이 악화되고 있음을 지난해 말부터 피부로 실감했다. 기존 오후 10시에 꺼져야 할 훈련장 조명이 오후 6시에 소등됐다. 당시 미국의 경제압박에 국제사회가 발을 맞춰 물자 조달을 하지 않으면서 전기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았다. 그래도 안데르센 감독은 급여를 한 번도 늦게 받은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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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감독과 연봉차가 큰가?"
안데르센 감독이 인천과 협상을 시작한 것은 지난달 중순부터였다. 중개인은 가족과 함께 휴가를 즐기던 안데르센 감독을 터키에서 만나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인천은 시민구단이기 때문에 고액 연봉으로 안데르센 감독의 마음을 살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다행히 안데르센 감독도 인천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기에 통 크게 양보했다. 그러나 중개인을 당혹케 한 질문이 있었다. "전북 감독과 연봉차가 크냐?" 중개인은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안데르센 감독이 양보한 것 중에는 승리수당도 포함돼 있다. 그는 "올해 경기당 승리수당을 한 푼도 받지 않겠다"고 했다. 안데르센 감독은 K리그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 않고 돈만 바라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북한 선수 영입 이뤄질까
인천은 지난달 20일 월드컵 휴식기에 돌입하기 전 14경기에서 1승(5무8패)밖에 챙기지 못하면서 11위에 머물러 있다. 무엇보다 안데르센 감독은 여름 시장에서 새로운 선수 영입 없이 기존 선수들과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 이를 헤쳐나가기 위해 제시한 묘수는 '원팀'이다. 그는 "우리는 원팀을 만들 것이다.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수들과 지원스태프들 모두 하나의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인천은 "나" 한 사람 보다 "우리" 가 우선이 될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북 우호증진과 발전 그리고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기 위해 북한 선수 영입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그는 "향후 인천과 북한대표팀 혹은 북한리그팀과의 교류전, 북한선수들의 K리그 입성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교류를 시작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인천공항=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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