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 갔다."
스웨덴 유력지 익스프레센의 아넬 아브딕 기자가 '스웨덴축구의 아이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바라본 냉정한 시각이었다.
이브라히모비치의 존재감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급부상했다. 스웨덴이 강호 이탈리아를 플레이오프에서 꺾고 2018년 러시아월드컵행 티켓을 따내자 유로2016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던 이브라히모비치의 복귀설이 고개를 들었다. 사실 세바스티안 라르손을 제외하곤 A매치 116경기에서 62골을 터뜨린 이브라히모비치만한 경험을 가진 선수가 대표팀에 부족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이브라히모비치의 독선이 아네 안데르손 감독의 '원팀'을 망친다. 대표팀 복귀는 안된다"라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설왕설래가 이어지던 상황에서 물살은 이브라히모비치의 복귀 쪽으로 꺾이는 듯 했다. 월드컵 명단발표를 눈앞에 둔 지난 4월 "내가 없으면 월드컵이 아니다", "내가 원한다면 월드컵에 출전한다. 협회에서 요청 중"이라는 등 이브라히모비치가 직접 입으로 얘기한 소식들이 쏟아졌다.
때 마침 이브라모비치가 맨유에서 LA갤럭시로 둥지를 옮기자마자 미국 메이저리그사커 데뷔전에서 멀티골을 쏘아 올리면서 복귀설은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럴 때마다 야네 안데르손 스웨덴대표팀 감독은 말을 아꼈다.
하지만 안데르손 감독 곁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본 스웨덴 기자들은 하나같이 이브라히모비치의 대표팀 복귀설을 '속 빈 강정'에 비유했다. 지난 12일(한국시각) 러시아 겔렌지크 공항에서 스웨덴대표팀의 베이스캠프 입성을 취재하던 아넬 기자는 "이브라히모비치 대표팀 복귀설은 언론이 지어낸 루머였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확실한 건 이브라히모비치도, 안데르손 감독도 서로 연락을 주고받은 것이 없다. 안데르손 감독이 이브라히모비치를 아예 뽑을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넬 기자는 지극히 사견이라는 전제로 이브라히모비치를 평가했다. "사실 이브라히모비치는 한물 갔다. 지난해 4월 무릎 수술이 치명타였다. 이후 맨유에서 버티지 못하고 수준이 낮은 리그에 속해있는 LA갤럭시로 이적하면서 사실상 대표팀 복귀는 물 건너갔다고 봐야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논란에는 쉼표가 없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스웨덴대표팀에 차출되지 않은 점은 분명하다. 4년 전과 같은 말을 하겠다. 내가 없는 월드컵은 볼 가치가 없다(the FIFA World Cup without me is not worth watching)"며 "그라운드 안이 더 그립고, 그 위에서 스웨덴을 돕고 싶었다"라며 자신을 발탁하지 않은 안데르손 감독에게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겔렌지크(러시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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