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16강은 힘들 것 같다."
이란 청년 아르야 시라즈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 월드컵 성적 이야기에 고개를 푹 숙였다.
그는 4년 전 브라질에 이어 이번에도 이란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원정길에 오른 열혈 축구 팬이다. 멀리서 온 만큼 이란이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냉혹한 현실도 직시하고 있었다. 아르야 시라즈는 "같은 조에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있다. 두 팀이 16강에 진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래도 우리는 16강에 오르기 힘들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한국이 독일과 격돌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 짧게 탄식했다.
눈앞으로 다가온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대륙에서는 5개 국가가 러시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최종예선 A, B조에서 각각 1~2위를 차지한 대한민국,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일본은 물론이고 대륙간 플레이오프에서 살아남은 호주까지 러시아에 입성했다. 그러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럽, 남미 강호와 비교해 객관적 실력이 밀리는 것은 물론이고 조편성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악몽(아시아 국가 전원 16강 탈락)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 언론 스포츠호치의 다나카 기자도 월드컵 이야기에 한숨을 앞세웠다. 그는 일본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일본 국민 99%가 조별리그 탈락을 예상하고 있다. 1위는 콜롬비아, 2위는 세네갈, 3위는 폴란드가 차지하지 않을까 싶다."
호주를 응원하기 위해 먼 길을 날아왔다는 네 명의 호주청년도 16강 진출 예상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16강 진출 가능성을 묻는 말에 "탈락(Drop)!"이라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첫 경기가 프랑스다. 쉽지 않다." 그래도 희망사항은 있다. "우리팀이 1승1무1패로 3위를 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은 디펜딩 챔피언 독일, 조별리그 강자 멕시코 등과 F조에 묶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7위로 이번 대회 32개국 중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과연 러시아월드컵에 뛰어 드는 5개 국가의 운명은 어떨게 될까. 관심이 모아진다.
모스크바(러시아)=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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