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에 대한 김진욱 감독의 신뢰는 끝이 없다. KBO리그 8년차인 니퍼트를 가장 잘 아는 조력자다.
니퍼트는 통산 100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 감독도 니퍼트의 외국인 선수 최초의 대기록을 기다리고 있다. 물론 기회는 이번 주에 마련된다. KT는 지난 26일 잠실에서 열릴 예정이던 LG 트윈스와의 경기가 운천으로 순연돼 선발 로테이션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단 27일 LG전에는 26일 나설 예정이던 김사율이 그대로 예고됐다. 김사율은 올시즌 중간계투로만 던지다 지난 8일 넥센 히어로즈전 등판 후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2군으로 내려갔다. 선발 준비를 위한 것이었다.
27일부터 로테이션이 조정되는 셈이다. 김사율과 마찬가지로 하루씩 밀린다면 니퍼트는 28일 LG전에 등판하면 된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에 대해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감독은 26일 잠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가 와서 다행이다. 니퍼트가 쉴 수 있다"면서 "내일은 일단 김사율이 나가고 그 뒤로는 생각을 해보겠다. 니퍼트는 지난 경기에서 공을 많이 던졌다. 컨디션을 조절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시즌 초 들쭉날쭉했던 니퍼트는 지난달 29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대구 경기에서 6이닝 6안타 2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이후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3연승을 달리던 니퍼트는 지난 15일 NC 다이노스전과 21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각각 6이닝 10안타 3실점, 7이닝 5안타 2실점의 호투를 하고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했다. 최근 2경기 연속 운이 없었던 것이다.
통산 99승을 기록중인 니퍼트가 세 번째 도전에 나서는 것인데, 그 무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니퍼트는 21일 롯데전에서 124개의 공을 던졌다. 올시즌 최다 투구수 경기였다. 김 감독은 "최근 니퍼트가 제 역할을 해주고 있어 감독으로서 참으로 고마운 생각이다. 다행히 우천으로 경기가 연기돼 쉴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니퍼트의 성실성을 알려주는 일화를 하나 소개했다. 지난달 대구 원정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우천으로 경기가 최소됐는데 니퍼트는 비를 맞으며 러닝과 롱토스를 하며 몸을 다시 풀었다고 한다. 약 30분 동안 자신의 '루틴'을 지킨 것인데, 보통의 선발투수들은 원정에서 비오는데 그렇게까지 루틴을 따르지는 않는다. 니퍼트의 성실성이 묻어나는 장면이라며 김 감독은 엄지 치켜세웠다. 니퍼트의 이러한 루틴은 선수들도 모두 알고 있다고 한다.
김 감독은 "그때 아무도 불평하지 않고 30분을 기다렸다"며 "100승을 빨리 하면 본인도 홀가분할 것이다. 스태프와 얘기를 하면서 최선의 경기를 선택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두산 베어스 시절 니퍼트와 이미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니퍼트와는 눈빛만 보고도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사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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