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의 경기종료 휘슬이 불리자 태극전사는 모두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모든 걸 그라운드에 쏟았다. 그 대가는 찬란했다. 승리였다.
한국은 27일(한국시각)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2대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1승2패(승점 3)를 기록, 독일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한국 0, 독일 -2)에서 앞서며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최하위로 밀어내고 3위로 러시아월드컵을 마감했다.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는 희비가 엇갈렸다. 모든 체력을 쏟아 독일의 파상공세를 막아내고 역습으로 두 골을 쏘아올린 태극전사들은 너도나도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얼굴에는 "해냈다"는 표정이 가득했다.
이날 부상으로 결장한 기성용 대신 주장 완장을 차고 월드컵 첫 승을 맛본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나타난 신태용 A대표팀 감독과 껴안은 채 펑펑 눈물을 쏟았다.
독일은 지옥으로 떨어졌다. 허무함에 제대로 눈물도 흘리지 못했다. 26개의 슈팅은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과 태극전사들의 육탄방어에 막히고 말았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득점왕 출신 뮐러는 한 골도 터뜨리지 못한 분통함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망연자실한 독일 팬들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독일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멍하니 서 있다 다시 벤치로 돌아가 앉아있다 '나라 잃은 표정'을 지으며 라커룸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태극전사들은 '독일통' 차두리 코치와 마지막을 함께 했다. 센터서클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원을 그린 뒤 차 코치의 격려를 받았다. 그리고 선수들 각자 한 마디씩 하고 환희로 월드컵을 마무리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했다. 태극전사들이 쓴 드라마는 세계축구사에 영원히 남게 됐다. 카잔(러시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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