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은 KIA 타이거즈전 시작 1시간30분을 앞두고서야 경기장에 도착했다. 체감온도 40도를 넘나드는 그라운드의 열기를 조금이나마 피해보고자 '늦은 출근'을 택한 듯 했다. 전날까지 KIA와의 2연전 동안 8안타 2득점에 그치며 침체된 분위기의 여파도 무시할 순 없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또 다른 승부수도 택했다. 롯데는 전날 2⅓이닝 만에 5실점 하며 마운드를 내려간 선발 투수 박세웅을 비롯해 불펜의 조정훈, 포수 나종덕, 백업 요원 정 훈까지 4명의 선수를 2군으로 보냈다. 대신 2군에서 재활 중이던 좌타자 이병규를 비롯해 포수 나원탁, 대타 요원 허 일, 불펜 투수 박시영을 불러들였다. 지난해만큼 구위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박세웅의 '재정비 차원의 2군행'은 예상됐던 부분이나 나머지 선수들까지 폭넓게 교체한 것은 의외였다.
롯데는 KIA전에서 언더핸드 투수 공략에 애를 먹었다. 좌타자 부재가 원인이었다. 이틀 동안 선발 라인업에 배치된 좌타자는 손아섭과 나경민 뿐. '한방'이 있는 채태인은 감기 증세로 대타 출전에 그쳤다. 이런 여건은 2군에서 좌타자 두 명(이병규, 허 일)을 한꺼번에 불러들인 이유로 꼽혔다. 한편으로는 4연승을 달리다 연패로 중위권 싸움 분위기가 흐트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변화를 주는 '승부수'를 택했다는 시각도 존재했다.
조 감독은 이날 라인업 변경이 분위기 쇄신 차원의 결정이냐는 물음에 "그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박세웅이 복귀 후 지난해 만큼의 구위를 찾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 뛰면 곧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찾아온다. 재정비 시간이 충분히 주어진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어 "조정훈 역시 직구, 변화구 구위가 기대치 만큼 올라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병규는 2군에서 컨디션을 많이 회복했다. 허 일은 2군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왼손 대타 요원으로 활용도가 클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롯데는 1회초에만 타자 일순하며 5안타로 5점을 냈다. 앞선 이틀과 확실히 달라진 분위기. 1회말 선발 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5실점 하면서 무너졌지만, 5회와 6회 각각 1점씩을 추가하면서 다시 리드를 잡았다. 레일리가 6회말 김주찬에게 솔로포를 얻어 맞으며 1점차로 줄어든 상황에선 불펜이 맹활약하며 더 이상의 추격을 막았다. 8회말 2점을 더 추가한 롯데는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리드를 지키면서 승리를 따냈다. 결과적으로 조 감독이 택한 '변화'의 효과는 승리로 입증이 됐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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