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이동국(39·전북)은 여전히 선수다. 또 13년 전 FA컵 우승을 감독-선수로 함께 이끈 '스승'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제 감독 대 감독으로 만난다.
이 흥미로운 스토리의 중심에는 K리그 최연소 사령탑 박동혁 아산 감독(39)이 있다.
전북과 아산이 8일 충남 아산의 이순신종합체육관에서 충돌한다. 무대는 프로와 아마를 총망라해 최고의 팀을 가리는 FA컵 16강전이다.
박 감독은 설렌단다. 그는 "친구인 동국이가 여전히 선수로 뛴다. 내가 막아야 하는데 나는 지도자로 변신했다. 친구는 그라운드에서, 나는 벤치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 새롭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동국이와는 아직 연락하지 않았다. 경기 전에 '살살하라'고 눈치를 좀 줘야 할 것 같다. 동국이한테는 골을 내주지 말아야 한다"고 농을 던졌다.
박 감독과 이동국은 1998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과 1999년 나이지리아 세계청소년선수권의 주축이었던 전·현직 프로축구 선수들로 구성된 1979년 양띠 선수들의 친목모임인 '이마발(이 시대의 마지막 발악)'을 통해 여전히 끈끈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박 감독과 최강희 감독의 인연은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감독은 전북 지휘봉을 잡았던 2005년 여름 선수였던 박동혁과 함께 마지막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박 감독은 바이아웃(최소 이적료)을 지불한 울산으로 떠났다. 최 감독과 생활한 시간은 불과 6개월 밖에 안된다. 하지만 최 감독에게 첫 우승컵을 안긴 추억이 있다. 박 감독은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서 스승과의 맞대결에 설렌다. 사실 32강전에서 안산을 꺾었을 때부터 기대가 컸다"고 회상했다.
승부는 승부다. 승리 앞에선 친구, 스승에게 양보할 수 없다. 박 감독이 'K리그 절대 1강' 전북에 맞서는 방법은 '맞불'이다. 박 감독은 7일 오후 4시 훈련 전 비디오 미팅 전 선수들에게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박 감독은 "물론 개인 기량은 떨어지겠지만 도전을 해보고 싶다. 상대가 강팀이지만 내려서지 않겠다. 우리가 해오던 빠른 패스 플레이를 똑같이 하고싶다"고 설명했다.
아산 전력은 다소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 지난달 5일 한의권을 비롯해 박형순 이으뜸 이재안 이창용이 제대했다. 주전으로 뛰던 네 명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러나 박 감독은 자신감이 넘친다. 박 감독은 "우리는 잃을게 없다. 오히려 전북이 더 부담을 가질 것이다. 이런 빅 경기에서 이기면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전북은 아산전 승리로 분위기를 전환시켜야 한다. 그러나 주중-주말로 이어지는 K리그 일정 때문에 주전멤버를 풀가동하기 힘든 상황. 여기에 김민재를 비롯해 장윤호 송범근이 아시안게임대표팀에 차출된 상황이다. 1.5군으로 아산을 상대해야 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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