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BO리그는 역대 최소 기록 도루왕이 예상된다. 하지만 1위 싸움은 어느때보다 팽팽하다.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은 지난해 40개의 도루로 도루왕을 차지했다. 박해민은 지난 2015시즌부터 3년 연속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쥐고있다. 하지만 도루 개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박해민은 2015년 60도루, 2016년 52도루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40개로 10개 이상 급감했다.
박해민의 문제가 아니다. 그만큼 리그 전체적으로 '스몰볼'보다 '빅볼'을 추구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타고투저 현상이 해를 거듭할 수록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벤치에서는 1~2점 차로는 안심할 수가 없다.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는 점수 차다. 때문에 희생번트나 도루 작전 자체가 크게 줄어들었다. 그만큼 '강공 야구'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도루의 가치가 작아졌다. 리그 도루 개수도 2016년 1058개에서 2017년 778개로 크게 감소했고, ⅔이상 소화한 올 시즌은 현재까지 694개에 그쳤다. 지난해 박해민은 1984년 해태 타이거즈 김인권(41개)을 제치고 역대 최소 도루왕을 기록했는데, 이대로라면 이 기록의 주인이 올해 바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도루왕 싸움은 최근들어 가장 치열하다. 보통 정규 시즌 후반기, 100경기 이상 치른 이후에는 도루 1위 선수가 어느정도 가려진다. 지난해 박해민도 KIA 타이거즈 로저 버나디나와 1~2위 경쟁을 하기는 했지만, 후반기에 치고 올라가 사실상 도루왕 타이틀이 유력했다. 그외 경쟁자들은 10개 이상 훌쩍 차이가 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박해민과 버나디나, 한화 이글스 이용규까지 3파전 양상으로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7일 기준으로 버나디나와 이용규가 나란히 27도루로 공동 1위고, 박해민이 2개 모자란 3위다. 4위인 넥센 히어로즈 신예 김혜성도 박해민과 3개 차이인 4위라 1위까지도 충분히 내다볼 수 있는 격차를 보이고 있다.
공동 선두인 이용규와 버나디나는 최근들어 도루 페이스가 살아났다. 이용규는 최근 10경기에서 도루 4개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일 KT 위즈전부터 5일 NC 다이노스전까지 자신이 출장한 3경기 연속 도루에 성공했다. 아쉽게 7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2차례 도루를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에 그쳤다.
그사이 버나디나가 바짝 쫓아왔다. 7월말 이후 도루가 주춤했던 버나디나는 5일 두산전과 7일 넥센전에서 2경기 연속 도루를 성공시키며 이용규를 따라잡았다. 3위 박해민은 최근 10경기에서 도루 2개를 성공시켰다.
셋 중 누가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쥐어도 의미는 남다르다. 만약 버나디나가 도루 1위로 시즌을 마친다면, 역대 KBO리그 최초로 외국인 도루왕이 탄생한다. 2015년 당시 NC 소속이었던 에릭 테임즈가 역대 최초 40홈런-40도루에 성공했지만, 도루 5위에 그쳤다. 1999년 삼성에서 뛰었던 빌리 홀 역시 47개를 성공시켰으나 1위 정수근(57개)에 이은 2위였다. 이용규가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하면 한화 구단 역대 최초가 되고, 박해민이 역전 1위에 성공한다면 4년 연속 도루왕에 오른다.
이들의 레이스는 막판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개인 타이틀을 의식해 혹여 부상이라도 입으면 팀 입장에서는 손실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도루왕 삼파전은 어떤 결말을 맺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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