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불운한 투수로 꼽히는 뉴욕 메츠 제이콥 디그롬이 무려 51일만에 승리를 추가했다.
디그롬은 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의 시티필드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을 4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6승(7패)을 달성했다. 디그롬은 100개의 투구수를 기록했고, 96~97마일에 이르는 강력한 직구와 체인지업을 앞세워 삼진 10개를 잡아내는 등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했다. 메츠 타선은 디그롬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5점을 뽑았고, 결국 8대0으로 승리했다.
1회초 1사후 필립 어빈과 스쿠터 게넷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1,3루에 몰린 디그롬은 에우제니오 수아레즈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음과 동시에 1루주자의 2루 도루를 저지하며 위기를 벗어나 호투의 발판을 마련했다. 디그롬은 이후 별다른 위기없이 6회까지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키며 팀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디그롬은 시즌 내내 평균자책점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승운은 따르지 않았다. 디그롬이 승리투수가 된 건 지난 6월 1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8이닝 5안타 2실점) 이후 51일만이다. 이날 신시내티와의 경기 이전 그는 최근 7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올렸지만, 5패만을 당했다. 타선이 득점 지원이 부족했다. 7월 12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는 8이닝 동안 5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디그롬은 지난 5월 초부터 꾸준히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도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평균자책점을 1.85에서 1.77로 낮췄다. 경기가 끝난 뒤 메츠의 미키 캘러웨이 감독은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등판하는 경기에서는 실투 하나가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많았다. 즉 나는 매이닝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면서 "제이콥은 여유를 가지고 던지면서 스트레스를 잊으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제이콥은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 홈런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면 한 점이라도 주지 않으려고 더욱 집중했다"고 말했다.
디그롬은 "마운드에 오르면 한 점도 주고 싶지 않다. 스코어가 8대0이든, 0대0이든 상관없이 내 입장에서는 1점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올시즌 나의 방침이다"며 "주자가 최대한 나가지 않게 하는 피칭을 하려고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디그롬은 다승 경쟁에서는 크게 처져 있지만, 메이저리그 유일의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어 사이영상 후보로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은 워싱턴 내셔널스의 맥스 슈어져(15승5패, 평균자책점 2.28), 필라델피아의 애런 놀라(12승3패, 평균자책점 2.37), 그리고 디그롬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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