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상 휴가증을 선물한 한용덕 감독에게 키버스 샘슨이 보답할 수 있는 것은? 호투였다.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린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한화 한용덕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선발 샘슨의 컨디션을 묻자 "오늘 아마 열심히 던질 것"이라고 말하며 씨익 웃었다.
사연은 이렇다. 샘슨은 이날 선발 등판을 하면, 16일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전 마지막 경기까지 스케줄상 경기에 나설 일이 없었다. 그래서 한 감독은 샘슨에게 특별 선물을 준비했다. 브레이크 전이지만, 샘슨이 미국 집에 갈 수 있게 한 것이다.
샘슨은 첫 딸 출산은 보기 위해 지난달 출산 휴가를 얻었었다. 7월18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21일 출산 예정일이었다. 그러나 첫 아기가 예정일에 세상 빛을 보지 못했다. 26일 KIA 타이거즈전 선발 등판을 약속하고 떠났던 샘슨은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출산 장면을 지켜보지 못하고 24일 귀국했다.
이후 아내가 8월1일이 된 자정 무렵 건강하게 딸을 출산했다. 샘슨은 그날 대전에서 열린 KT전에서 시즌 12번째 승리를 따냈다. 한화 구단 외국인 선수 최다승 기록을 세우는 순간이었다.
문제는 샘슨이 퇴근 후 거의 매일 밤을 지새우며 가족들과 영상 통화를 한다는 것. 아내와 함께 딸이 너무 보고 싶어서였다. 그래서인지 샘슨은 구장에 출근을 해 피곤해 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이에 한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제라드 호잉, 데이비드 헤일 다른 외국인 선수들은 국내에 잔류해 선수단과 훈련하며 아시안게임 이후를 준비하지만, 샘슨은 아시안게임 브레이크를 이용해 다시 미국에 보내주기로 한 것이다. 한 감독은 "매일 눈이 벌개서 있을 바에는 아기를 직접 보고 오라고 했다. 샘슨도 출국 전 등판에서 좋은 마무리를 하고 떠나고 싶어 하지 않겠느냐"며 호투를 기대했다.
그리고 그 기대에 제대로 보답한 샘슨이었다. 샘슨은 KT전 6이닝 4안타 11탈삼진 2실점 호투로 팀의 연장 5대4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9회 상대에 동점을 허용하며 시즌 13승이 날아갔지만, 샘슨의 호투가 없었다면 연장 10회 하주석의 끝내기 안타도 없었다. 샘슨은 5회 종료 후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인 10개를 채웠고, 6회 오태곤을 삼진 처리하며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이 경기 전까지 161개의 탈삼진으로 이 부문 선두를 달리던 샘슨은 2위 헨리 소사(LG 트윈스)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게 됐다.
기분 좋게 팀 승리를 이끈 샘슨은 13일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로 떠난다. 21일 귀국 예정이다.
대전=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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