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난 호강에 겨운 양반계집 일 뿐이었소."
배우 김태리가 지난밤 모순이 된 대의를 자책하는 한 마디로 안방을 울렸다.
지난 11일 오후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김은숙 극본, 이응복 연출) 11회에서는 유진 초이(이병헌)의 신분을 안 고애신(김태리)이 결국 신분의 차이를 넘지 못하고 헤어짐을 택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눈 내리는 거리의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첫 만남처럼 우연히 마주 친 유진과 애신. 한적한 골목으로 자리를 옮겨 과거 유진 초이의 신분 고백을 곱씹었다. 유진은 추위로 빨갛게 된 애신의 손을 발견, 자신이 끼고 있던 장갑을 벗어 내밀었고 장갑을 받은 애신은 그저 들고만 있었다. 이에 애신은 "그날은 미안했소. 귀하의 그 긴 이야기 끝에 내 표정이 어땠을지 짐작이 가오. 귀하에겐 상처가 되었을 것이오. 미안했소"라며 유진이 노비라는 신분을 고백했던 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했다.
무엇보다 애신은 자신의 모순적인 행동을 스스로 자책해 유진 초이,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었다. 애신은 "나는 투사로 살고자 했소. 할아버님을 속이고 큰어머님을 걱정시키고 식솔들에게 마음의 빚을 지면서도 나는, 옳은 쪽으로 걷고 있으니 괜찮다. 스스로를 다독였소. 헌데 귀하의 긴 이야기 끝에. 내가 품었던 세상이 다 무너졌소"라고 자신이 지켜온 가치관의 혼란에 대해 털어놓으며 눈물을 떨궜다. 더욱이 유진을 막연히 양반일 거라고 생각했다는 애신은 "난 내가 다른 양반들과 조금은 다른 줄 알았소. 헌데 아니었소. 내가 품었던 대의는 모순이었고, 난 여직 가마 안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호강에 겨운 양반 계집일 뿐이었소"라고 자신을 자책하며 미안함에 굵은 눈물 줄기를 쏟아내 애잔함을 더했다.
'미스터 션샤인' 속 애신으로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김태리. 애신의 감정을 특유의 저음과 차분한 보이스로 소화한 그는 "난 호강에 겨운 양반계집 일 분이었소"라는 애끓는 자책으로 '미스터 션샤인'의 품격을 한 층 끌어 올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진 초이와 헤어진 뒤 그를 그리워하는 먹먹함과 유진 초이가 남긴 뮤직 박스에 폭발하는 마음 속 대의를 위해 억눌러야하는 감정을 애신 그 자체로 소화한 김태리는 왜 '미스터 션샤인'이 김태리여야만 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명장면이다.
여기에 11회 엔딩에서 쿠도 히나(김민정)와 총과 검으로 액션신을 펼친 김태리. 마지막까지 시청자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드는 진정한 '엔딩 요정'으로 활약했다.
하드캐리한 김태리 때문일까. '미스터 션샤인' 11회는 케이블, 위성, IPTV를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시청률 기준, 평균 12.8%, 최고 14.4%를 기록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채널에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tvN 채널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도 평균 7.5%, 최고 8.7%로 지상파 포함 전채널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닐슨코리아 /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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